​[반도체 초강국] 중소기업 팹리스 육성 본궤도…'현장 3대 애로'부터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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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2-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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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 중기부 장관, 경기 분당 팹리스 기업 현장 방문

  • "반도체 초격차 실현에 혁신·창의적 팹리스 기업 중요"

  • 정책펀드 확대·계약학과 신설·시제품 제작 지원 약속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6일 경기도 분당 ‘퀄리타스반도체’를 방문해 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은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초강국 건설’ 추진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다.

중기부는 △정책펀드 확대 △계약학과 신설 △시제품 제작 지원 등 현장의 3대 어려움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나간다는 방침이다. 1%대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는 팹리스 부문의 성장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퀄리타스반도체에 방문했다. 팹리스 기업의 현장 애로 해결방안과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에서 기술력을 입증받은 팹리스 창업기업 5개사 대표와 벤처캐피털 등 전문가 2명이 함께 참석했다.
 
현장에 도착한 이 장관은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의 안내에 따라 반도체 설계과정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팹리스 기업들의 다양한 어려움과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한 의견들을 나눴다.
 
토론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개발에서 양산까지 소요되는 막대한 초기자금과 설계분야 인력 부족 문제를 호소했다. 무엇보다 최근 파운드리 공급부족까지 겹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실현하는 데 있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팹리스 기업이 중요하며, 중기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팹리스 업계가 바라는 현장의 3대 핵심애로를 우선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팹리스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초기자본과 설계인력 부족, 열악한 지원 등이다.
 
◆ 반도체 부족인력 90% 중소기업 몰려
반도체 인력난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두드러진다.

실력과 경험을 쌓은 핵심 인력은 대기업과 해외로 유출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2021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반도체 산업 부족 인원은 2020년 기준 1621명이었다. 부족 인원은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시설 가동,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인력을 뜻한다.
 
이를 사업체 규모별로 살펴보면 10∼29인 사업체가 1057명으로 가장 많았다. 30∼99인 사업체가 327명, 100∼299인 사업체가 79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부족 인원의 90.3%가 299인 이하 중소 사업체에 쏠려 있는 셈이다.
 
◆ 반도체 강국 한국, 팹리스 점유율은 고작 1% 
팹리스는 반도체 칩의 설계와 생산 등이 분업화된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칩(Chip) 생산은 파운드리에 위탁하고 설계에만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팹리스 부문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미약하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전세계 팹리스 시장점유율 6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만(21%)과 중국(9%)이 뒤를 따랐다. 한국은 1%에 그쳤다.

국내 기업 중 세계 50대 팹리스에 속한 기업은 불과 1곳(LX세미콘)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팹리스 기업 수도 중국(2810개)의 20분의1 수준인 120개일 정도로 저변도 미미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상위 10개 팹리스 기업의 매출액은 총 1274억 달러(약 159조원)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작년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 성장률(21.1%)보다 2배 넘는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17개 반도체 기업 중 전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증가한 곳은 퀄컴, 엔비디아, 미디어텍, AMD다. 이들 기업은 모두 팹리스 기업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경기도 분당 ‘퀄리타스반도체’에서 열린 팹리스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 펀드·계약학과 신설하고, 우수 팹리스 기업 지원도
중기부는 중소기업 팹리스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여러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팹리스 초기기업의 모험자본 확충을 위해 내년부터 ‘초격차펀드’를 신설해 팹리스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가 확대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팹리스의 설계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해 내년부터 운영한다.

당장 다음 달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해 우수 팹리스 창업기업을 선발‧지원하는 ‘팹리스 챌린지 대회’를 연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간 상생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오지영 중기부 미래산업전략팀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 등을 참고해 실질적이고 신속한 지원책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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