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예산으로 특정 기업 배불려주는 경북농업기술원

지방계약법 시행령 위배사항 지적에 문구 삭제로 회피

언론인과 입찰참가자 눈속임용으로 홈페이지 공개 회피

지난 2015년부터 경상북도농촌지도자대회 행사와 경상북도생활개선회원수련대회 행사를 경상북도 예산으로 매년 지원하고 있으며 입찰방식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사진=이인수 기자]

대구광역시 북구 칠곡중앙대로136길 47에 있는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15년부터 경상북도농촌지도자대회 행사와 경상북도생활개선회원수련대회 행사를 경상북도 예산으로 매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매번 행사하면서 적게는 5000만원 또는 1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액 경상북도 도비로 경상북도농촌지도자연합회와 경상북도생활개선회연합회에 지원하여 경북농업기술원 홈페이지에서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공고로 공개입찰을 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경북농업기술원 홈페이지 열린광장 공고‧고시에서는 1년에 두 차례씩의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공고가 올라오며, 수백 건 이상의 열람기록이 남겨져 있건만 항시 10여 일 후 재공고가 올라와 특정 업체가 단독입찰하여 행사 대행업체로 선정이 되어 계약되었다.
 
이에 대구에서 행사 대행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지금까지 경북농업기술원의 홈페이지에서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공고를 봤지만, 우리가 자기들 짜고 치는 고스톱에 함께할 필요가 없다”라며, “바쁜 시간에 제안서를 작성해 입찰에 참여해 봐도 특정 업체가 선정되니 참여할 필요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경북농업기술원의 이번 경상북도생활개선회원 수련대회 행사 대행 용역 공고를 보면 경상북도생활개선회원 한마음대회 공고가 협상에 의한 계약 체결로 공고되어 있으며, 부가가치세 및 대행 수수료 포함한 7000만원의 예정 금액으로 전액 도비로 지출되는 공고이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3조(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1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중략) 다수의 공급자들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평가하여 협상적격자를 선정한 후 협상 절차를 통해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자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 제7조(제안서의 평가) 5항의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제1항에 따라 제안서를 평가하는 경우에는 시행령 제43조 제8항에 의한 제안서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함)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제8항 제5항에 의한 위원회는 소속 공무원, 해당 사업 및 계약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등으로 구성하며, (중략) 제10항 각 중앙관서의 장은 제안서 평가 종료 후 전자조달 시스템 또는 발주기관의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여 평가위원 명단과 위원별·항목별 평가점수를 공개하여야 한다.
 
제7조의2(입찰가격 개봉 및 평가) 제1항 계약담당공무원은 제7조에 의한 제안서 평가 후 지체없이 입찰참가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봉함된 가격입찰서를 개봉하고 입찰가격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여야 한다.
 
제9조(협상적격자에 대한 통지) 계약담당공무원은 제8조에 의하여 협상적격자와 협상 순위가 결정되면 지체없이 협상적격자에게 협상 순위, 협상적격자 전원의 기술 능력과 입찰가격 평가점수와 합산점수 및 협상 일정을 통보하여야 한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 한국생활개선경상북도연합회 이름으로 누리장터에 민간발주용역입찰공고 상세(정정공고)로 올린 공고문. [사진=누리장터 홈페이지 갈무리]

위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농업기술원은 지난 2015년부터 입찰공고문 기타 유의사항에 ‘경상북도생활개선회원 수련대회 심사위원회 구성, 심사기준, 심사 결과에 대하여 일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과 ‘제안서 평가 결과와 협상 결과는 공개하지 않으며, 대행사업자가 결정되면 협상을 종료함’이라고 작성하여 깜깜이 입찰을 유도하는 공고를 해왔다.
 
또한 ‘제안서 평가 결과는 협상대상자에 개별통보하며, 미 협상 대상 업체에 대한 통보는 생략’한다고 기술하여 차점자가 탈락한 이유를 확인하는 그것조차 막아놓았다.
 
이에 본지 기자가 지난 2021년에 경북농업기술원 원장에게 지금까지의 입찰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한 바에 경북농업기술원 신용습 원장은 “본인이 행정직이 아니고 연구원으로 연구만 하며 이 자리까지 오다 보니 입찰방식의 문제에 소홀함이 있는 걸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다음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공고 때부터는 문제점을 수정·보완하여 모든 행사 대행업체가 공정하게 입찰에 응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가 있었다.
 
이어 지난 6월 2일 경북농업기술원에서는 예전과 똑같은 입찰공고문을 공고하여 7일, 본지 기자가 경북농업기술원을 방문하여 취재한 자리에서 기술원 원장, 담당 책임자가 동석한 가운데 공고문의 불합리함을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기술원 원장은 담당 공무원의 무지함을 지적하며 수정‧보완을 지시하였으나, 모든 시·도민이 쉽게 접근하여 공고문을 볼 수 있게 기술원 홈페이지에도 게재 요구한 기자의 지적에 잠시 공고 후 삭제했으며, 누리 장터에 수정 게재한 내용에는 기자가 지적한 부분만 삭제하여 공고 후 입찰의 향방을 모르게 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24조(계약정보의 공개) 제1항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법 제43조에 따라 다음 각호의 사항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번 경상북도생활개선회원수련대회를 주관하게 되는 경상북도 연합회장은 “이번 입찰과 관련해서는 최근에 사무국에 나가보지 못해 아는 바가 제대로 없다”라며, “지금부터라도 사무국 국장과 기술원 담당 공무원에게 확인해 봐야겠다며, 아마 법에 저촉되지 않게 진행할 것이며 그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는 6월 17일, 입찰자 PPT 발표 행사가 경북농업인회관 회의실에서 제안서평가위원회의 사업제안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며, 그 결과는 경북농업기술원과 경상북도생활개선회가 공정하게 적법하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낙찰자가 선정되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