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초읽기] 한은, 사상 첫 '빅스텝' 가능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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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6-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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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다음 달에도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기준금리(1.75%)가 같아지게 된 한국은행 역시 사상 첫 ‘빅스텝’을 통해 주요국 금리 인상에 발을 맞추고, 시장 안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7월 한은 금통위의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시장 반응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실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국내 기준금리는 단번에 0.5%포인트 오른 2.25% 수준으로 뛰게 된다. 그동안 한은이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을 시행한 전례는 없다.

금통위원들도 최근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한은이 전날 공개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원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공통적으로 드러냈다. 인상 속도에 대해서도 5명 중 3명의 위원이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하도록 빠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은이 오는 7월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우리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정부와 중앙은행이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물가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상 유례없는 연 5%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그와 연동돼 있는 시중금리가 뛰고 자산가치 감소로 진행되는 구조다. 이는 곧 소비 및 투자수요 감소로 이어져 물가 안정으로 도출된다.

또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여파로 인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도 '빅스텝'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특히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겠다는 연준 의지가 강력한 현 시점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주저할 경우 미국보다 국내 기준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 또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 당장 가계부채 리스크와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한은의 '빅스텝' 자체보다도 향후 최종적으로 도달할 기준금리 목표치와 시장 기대 등에 방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금융연구실장은 “중앙은행은 기준금리에 있어 시장이 따라오지 못해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속도조절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 (빅스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생각보다 부작용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기존 속도를 유지함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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