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회복이 지속되고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부진, 수출 증가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쓴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으로 투자 부진과 수출 회복세 약세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경기 둔화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 지표상으로도 수출, 투자 등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핵심 동력인 수출은 지난달 반도체·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3% 증가했다. 그러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0.7% 늘어나 4월(15.3%)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두 달 연속 내림세다. 앞으로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개인 서비스 오름폭 확대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5.4% 올랐다.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큰 폭 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본격 가속화, 공급망 차질 지속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비상 경제 대응 체제 전환 등 물가·민생 안정과 거시경제·리스크 관리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저성장 극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