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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유모차를 끌며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웨덴 아빠들을 지칭하는 '라테파파(Lattepapa)'는 남녀 공동 육아 문화의 상징이다.
1937년 무급 출산휴가를 법제화한 스웨덴은 1955년 휴가 기간 중 재정 지원을 추가하는 형태의 육아휴직 시스템을 구축했다. 1974년부터는 여성 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남녀 공동 육아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부모는 자녀 1명당 총 480일의 육아휴직을 나눠 쓸 수 있다. 아빠가 최소 90일을 써야 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는 게 사회적으로 당연시되는 이유다. 또 휴직 기간 중 390일까지는 급여의 77.6%가 보장된다. 부모가 돈 걱정 없이 아이 양육에 집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지난 4월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는 약 11만명으로, 이 중 남성은 약 2만9000명(26.3%)에 불과하다. 가부장적 사회 구조 탓에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면 백안시하는 분위기도 문제지만 더 큰 걸림돌은 경제적 부담이다. 육아휴직 급여액 상한이 150만원으로 지난해 근로자 평균 임금인 369만원의 40.7%에 그친다. 엄마든 아빠든 휴직하면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어떤 노력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명 미만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 창업자이자 세계적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5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과 홍콩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popluation collapse)를 겪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머스크의 경고를 현실에서 맞닥뜨리지 않으려면, 우리 동네에서도 라테파파를 목격할 수 있으려면 범국가적 결심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파격적인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하거나 휴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기업·기관에 철퇴를 가할 강도 높은 규제책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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