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6월 21일 발사를 목표로 모든 점검을 마치고, 20일 누리호를 조립동에서 발사장으로 이송해 기립 및 고정한다고 밝혔다. 오전 7시 20분 조립동을 나온 누리호는 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제2발사대까지 약 1시간에 걸쳐 이송될 예정이다.
발사대 도착 후 기립 준비과정을 거쳐 오전 중에 발사대에 기립하고, 오후에는 누리호에 전원 및 추진제(연료, 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 연결과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 작업이 수행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20일 오후 7시께 발사대에 설치하는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누리호 2차 발사는 이미 두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항우연은 이달 14일 이송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전남 고흥 지역에 강풍이 불어 발사대 기술진 안전을 위해 이송과 발사 일정을 연기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16일부터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갔으며, 17일 오후 점검 및 보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센서 전기부에서 문제를 발견했고, 조립 예정인 누리호 3호기에서 동일한 부품을 가져와 교체했다.
당초 센서 계통 부품 점검과 교체를 위해서는 1단과 2단을 분리해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발사가 장기간 연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국제사회에 통보된 발사 예비일은 6월 16일부터 23일까지며, 이 기간을 넘길 경우 다시 발사일을 확정해 국제해사기구 등에 통보하는 등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우연은 설계도를 검토한 결과 1·2단 분리 없이도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으며, 새 부품으로 교체한 뒤 정상 작동을 확인했다. 항우연은 기립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다고 밝혔다. 재점검 과정을 거치면서 센서뿐만 아니라 유사한 부분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없는지 1·2·3단에 대한 전기적 점검을 모두 마쳤다.
과기정통부는 내일 오전에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누리호에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하고, 오후에도 위원회를 개최해 기술적 준비상황, 기상상황,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한다.
예상되는 변수는 강풍과 구름이다. 발사 시 평균 풍속은 초속 15m 이하,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21m 이하여야 한다. 또한, 발사체의 비행경로상에는 낙뢰나 번개 방전 가능성이 있는 구름이 없어야 한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0일 나로우주센터 인근 풍속은 초속 1~3m로 잔잔하며, 21일은 초속 3~7m로 발사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 다만, 발사 당일인 21일은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릴 전망이다. 강수량이 발사체나 발사 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비구름으로 인해 번개가 칠 가능성이 있다. 발사체가 낙뢰에 맞으면 전기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종 결정은 발사 당일 기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다만, 항우연은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발사 예비기간이 지나면 장마가 시작되기 때문에 기상 상황은 더 나빠진다. 특히 이번 누리호 2호기에는 실제로 작동하는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 등이 탑재된 상태기 때문에 발사 일정을 무한정 연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점검을 마친 만큼, 계획에 따라 발사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발사체다. 1차 발사에서는 목표한 고도에는 도달했으나 탑재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인도에 이어 1톤이 넘는 탑재체를 독자 개발한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7번째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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