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美 자이언트스텝 부담됐나...사실상 기준금리 LPR 동결

인민銀, 1년물·5년물 LPR 금리 동결

다만 3분기 이내 추가 인하 가능성 有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 [사진=신화통신]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미국이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이면서 중국 당국이 관망적인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 심화에 따른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6월 1년물 LPR이 전달과 같은 3.7%로 집계됐다고 공고했다. 5년물 LPR도 4.45%로 변동이 없다. 

1년물 LPR이 6개월 연속, 5년물 LPR이 두 달 연속 동결됐다. 중국은 앞서 경기 하방 압력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1년물 LPR을 인하했다. 2019년 8월 LPR 제도를 도입한 이래 5년물은 지난 5월 최대 폭으로 인하한 바 있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평균치로, 중국 정부는 전 금융기관이 LPR을 대출 업무에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달 1년물 LPR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바다. 앞서 15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전달과 동일한 2.85%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MLF 금리는 LPR과 연동된다. LPR은 1년물 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하는 금리이기 때문에 MLF 금리를 내리면 LPR도 인하 수순을 밟는 것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5년물 LPR 금리는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엔 우세했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 중국증권보가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목표를 위해 금리와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데다 물가 상승세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통화정책의 운신 폭이 넓어진 점도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보이면서 중국 금융당국의 부담도 커졌다. 중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심해지면 자본 대량 유출, 위안화 가치와 주가 급락 등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15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나 올렸다. 이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또 5월 5년물 LPR 인하로 대출과 유동성이 급증했고 주택 경기가 6월 이후 바닥을 찍은 것으로 판단돼 중국 당국이 추가 통화정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량스 중국은행연구소 연구원이 짚었다. 그는 지난달 5년 만기 LPR을 0.15%포인트 낮춤에 따라 금융기관이 중장기 대출을 늘리면서 기업과 가계 자금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이 단기적으로 LPR 인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3분기 이전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가계와 기업의 중장기 대출 감소세가 여전한 데다 민간 경제 회복 촉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왕칭 둥팡진청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 경기 하방 원인 중 하나인 부동산은 여전히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 추세로 보면 3분기 거시경제가 상당한 하방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부동산 선순환을 위한 부양책을 하루빨리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