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강 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 7일 임명됐으나,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노조가 강 회장의 출근을 막아 취임이 2주나 늦어졌다. 이에 강 회장은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해야만 했다.
이날 강 회장의 첫 출근은 노조원들이 출근 저지 집회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고 일부 노조 간부만 정문에 남았을 때 이뤄졌다. 강 회장이 정문을 통과하는 사이에 노조와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노사가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그는 대통령 당선 이후 “산업은행은 제가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시킨다고 약속했다.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지방에 대형은행들이 자리 잡는 건 균형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금융산업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라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지역균형발전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산업은행 지방 이전의 부작용도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17일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조합원 등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 또한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 이전 소식에 산업은행 직원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까지 총 40여 명의 직원이 이탈했다. 일부는 서울 명동에 있는 은행연합회로 이직했다.
현재 국회엔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조항을 담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한편 강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의 산업은행은 혁신성장의 디딤돌, 경제안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대표 싱크탱크,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KDB, 그린·디지털·바이오 전환 선도기관, 시장 안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직원들에게 소통과 청렴한 윤리의식, 전문가로의 성장 등을 당부하면서 '더 큰 KDB'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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