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의 대표적인 노포이자 평양냉면 맛집으로 유명한 을지면옥이 철거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부장판사 김문석·이상주·박형남)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가 “을지면옥 건물을 인도하라”며 제기한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1심 결정을 뒤집고 인용 결정했다. 지난 1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1심 법원의 판단을 뒤집은 결정이다.
재판부는 “을지면옥의 인도 거부로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어 A사가 거액의 대출이자 등 상당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본안 판결을 기다릴 때 A사 등에 가혹한 부담을 지우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을지면옥으로서는 보상금 액수에 대한 불만 이외에는 달리 이 사건 사업을 반대할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보상금 적정 여부는 별도로 다툴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85년 문을 연 을지면옥은 ‘서울 3대 평양냉면집’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을지면옥이 위치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이 지난 2017년 4월 재개발 사업 시행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을지면옥 측은 세운지구 관리처분 계획 인가 과정에 편법·위법이 있어 무효인데다 손실 보상도 완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을지면옥 측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지난 16일 가처분 이의를 제기하고 17일 강제집행 정지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법정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을지면옥은 건물 인도 본안 소송에서도 1심에서 패소했지만, 강제집행 정지가 받아들여져 항소심 선고 전까지 집행이 멈춘 상태다.
한편 현재 을지면옥은 재개발 지역인 을지로 골목에서 유일하게 영업하고 있다. 가게가 위치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은 지난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19년부터 보상 절차와 철거 등 재개발 절차가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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