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총리는 23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다. 고인은 그동안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8년 노태우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뒤 1992년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이후 1995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당시 '판관 포청천'이라는 외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서울 포청천'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흰 눈썹 때문에 '백미(白眉)의 정치인'으로도 불렸다.
1997년에는 15대 대선을 앞두고 시장직을 사퇴한 뒤 통합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지지율이 기대에 못 미쳤다. 이를 계기로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와 전격 단일화했고 양당 합당으로 출범한 한나라당의 초대 총재를 맡았다. 1998년에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강릉(을) 지역에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인은 케인즈 같은 경제학자가 되어 수천년 가난을 해소해보겠다는 뜻으로 경제학의 길을 걸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인은 학자이자 실천가이기도 했다"고 평했다.
이어 "1988년 노태우 정부에서 부총리를 지내며 토지공개념 도입을 주도하셨고, 한은 총재를 지내며 중앙은행의 역할과 중요성을 전 사회에 시사하기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대변인은 "(고인은) 오늘날의 국민의힘에도 큰 발자취를 남기셨다"며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초대 총재를 역임하면서 당명을 직접 작명하셨고, 당명에 담긴 '하나된 큰 나라'라는 국민통합 정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자로서, 공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국가 발전을 위해 오롯이 삶을 헌신하신 고인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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