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듀서(연출자) 한 분이 한국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뮤지컬로 함께 만들자고 했습니다. 한국 시대극을 하자는 제안은 처음이었죠. 영화 속 인물이 흥미로웠어요. 한국 민속음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프랭크 와일드혼(미국)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바로 그가 작곡했다. 뮤지컬을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니, 그에게 이런 수식어가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와일드혼은 3년 만에 한국을 찾았고,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와일드혼은 “한국에서 만든 뮤지컬이 뉴욕이나 영국에서 공연될 날이 머지않았다”라며 “영화 ‘기생충’이나 넷플릭스에서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처럼 한국적이면서도 외국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그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데스노트’를 하나의 예로 들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롭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와일드혼은 “‘데스노트’는 최신 흐름을 따라간다고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작품 특성을 살리기 위해 록 음악을 썼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도 한국 뮤지컬의 큰 힘이다. 와일드혼은 “방탄소년단 뷔(BTS)가 무대 연습 때 ‘지금 이 순간’을 부른 적이 있다. 그 이후 많은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 “상상하기 힘든 꿈 같은 일 계속 일어나고 있다”
와일드혼은 뮤지컬은 물론 유명 가수들의 앨범 프로듀서, TV프로그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계 각종 대회의 음악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몬테크리스토’의 ‘언제나 그대 곁에’, ‘더 라스트 키스(구 황태자 루돌프)’의 ‘알 수 없는 그곳으로’, ‘마타하리’의 ‘두 사람’ 등 작품마다 강력한 곡을 선보였다. 폭발할 듯한 감정을 쏟아내는 무대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작곡가로 찬사를 받고 있다.
와일드혼은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하셨다.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많이 듣고 자랐지만, 너무 어린 나이였다”라며 “‘지킬 앤 하이드’ 이후 한국 관객과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마치 연인처럼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교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지킬 앤 하이드’로 2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스칼렛 핌퍼넬’로 4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시빌 워’로 2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1999년에는 미국 작곡가로서는 최초로 뮤지컬 3편(‘지킬 앤 하이드’·‘스칼렛 핌퍼넬’·‘시빌 워’)을 브로드웨이에서 동시 상연하는 기록을 세웠다.
어릴 때부터 흑인음악을 접하며 자랐던 그는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휘트니 휴스턴의 ‘웨어 두 브로큰 하트 고’(Where Do Broken Heart Go)를 비롯한 수많은 팝 히트곡을 쓰기도 했다.
와일드혼은 “영감은 모든 것에서 받는다. 지금 기자회견 중에도 마스크를 쓴 여러분의 눈동자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와일드혼은 “작곡이 잘 안된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은 아니다. 명상하는 것처럼 뇌를 잠시 멈추고 노래를 써야 하는 인물들의 마음과 영혼 안으로 들어간다”라며 “수개월이 걸릴 때도 있지만, 감을 잡게 되면 2주 정도 만에 30여곡으로 구성된 하나의 뮤지컬을 완성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와일드혼은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내가 이렇게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 와일드혼이 본 한국 뮤지컬의 가능성
와일드혼은 경험이 많다. 한국에서 16개, 일본에서 24개, 미국에서 8개, 유럽에서 20개 작품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킬 앤 하이드’가 2024년이 되면 20주년이 된다. 정말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클하다”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과의 인연도 깊다. 와일드혼은 “한국에 18년 전에 처음 왔다. 그 당시에는 이렇게 많은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한국 뮤지컬은 건강하게 잘 자라나고 있다. 한국의 뮤지컬은 생동감이 넘친다”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뮤지컬 관객층이 가장 젊다고 한 와일드혼은 “이번에 ‘데스 노트’를 보러 갔는데 관객분들에게 사인을 해드렸다. 한 20대 여성분이 오셔서 표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 ‘알았다’라고 했는데 티켓 56개를 내밀더라. 첫날과 그날 본 표 2장만 사인을 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한국의 젊은 세대는 뮤지컬을 매우 좋아한다. 이들은 나이가 들어도 뮤지컬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줄 것이다.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 제작 생태계도 높게 평가했다. 와일드혼은 “브로드웨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뉴욕화’가 많이 돼 있다”라며 “한국의 영리한 프로듀서들은 독창적인 작품으로 뮤지컬을 수입만 할 것이 아니라 수출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와일드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한국이라고 답한다”라며 “한국 예술가의 창의적인 면이 뛰어나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특정 몇 명에 치우치지 않고 다음 세대까지 꾸준하게 이어진다”라고 꼽았다. “특정 뮤지컬 배우를 말하면, 언급되지 않은 배우들이 속상해할 수도 있다“라며 동료들을 향한 깊은 애정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와일드혼은 “한국 관객들이 제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고 있다. 그 이유에 관해서는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항상 감사하고 겸손해진다”라며 “매일 많은 관객을 직접 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인생에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프랭크 와일드혼(미국)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바로 그가 작곡했다. 뮤지컬을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니, 그에게 이런 수식어가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와일드혼은 3년 만에 한국을 찾았고,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와일드혼은 “한국에서 만든 뮤지컬이 뉴욕이나 영국에서 공연될 날이 머지않았다”라며 “영화 ‘기생충’이나 넷플릭스에서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처럼 한국적이면서도 외국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도 한국 뮤지컬의 큰 힘이다. 와일드혼은 “방탄소년단 뷔(BTS)가 무대 연습 때 ‘지금 이 순간’을 부른 적이 있다. 그 이후 많은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와일드혼은 뮤지컬은 물론 유명 가수들의 앨범 프로듀서, TV프로그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계 각종 대회의 음악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몬테크리스토’의 ‘언제나 그대 곁에’, ‘더 라스트 키스(구 황태자 루돌프)’의 ‘알 수 없는 그곳으로’, ‘마타하리’의 ‘두 사람’ 등 작품마다 강력한 곡을 선보였다. 폭발할 듯한 감정을 쏟아내는 무대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작곡가로 찬사를 받고 있다.
와일드혼은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하셨다.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많이 듣고 자랐지만, 너무 어린 나이였다”라며 “‘지킬 앤 하이드’ 이후 한국 관객과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마치 연인처럼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교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지킬 앤 하이드’로 2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스칼렛 핌퍼넬’로 4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시빌 워’로 2개 부문 토니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1999년에는 미국 작곡가로서는 최초로 뮤지컬 3편(‘지킬 앤 하이드’·‘스칼렛 핌퍼넬’·‘시빌 워’)을 브로드웨이에서 동시 상연하는 기록을 세웠다.
어릴 때부터 흑인음악을 접하며 자랐던 그는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휘트니 휴스턴의 ‘웨어 두 브로큰 하트 고’(Where Do Broken Heart Go)를 비롯한 수많은 팝 히트곡을 쓰기도 했다.
와일드혼은 “영감은 모든 것에서 받는다. 지금 기자회견 중에도 마스크를 쓴 여러분의 눈동자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와일드혼은 “작곡이 잘 안된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은 아니다. 명상하는 것처럼 뇌를 잠시 멈추고 노래를 써야 하는 인물들의 마음과 영혼 안으로 들어간다”라며 “수개월이 걸릴 때도 있지만, 감을 잡게 되면 2주 정도 만에 30여곡으로 구성된 하나의 뮤지컬을 완성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와일드혼은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내가 이렇게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와일드혼은 경험이 많다. 한국에서 16개, 일본에서 24개, 미국에서 8개, 유럽에서 20개 작품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킬 앤 하이드’가 2024년이 되면 20주년이 된다. 정말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클하다”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과의 인연도 깊다. 와일드혼은 “한국에 18년 전에 처음 왔다. 그 당시에는 이렇게 많은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한국 뮤지컬은 건강하게 잘 자라나고 있다. 한국의 뮤지컬은 생동감이 넘친다”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뮤지컬 관객층이 가장 젊다고 한 와일드혼은 “이번에 ‘데스 노트’를 보러 갔는데 관객분들에게 사인을 해드렸다. 한 20대 여성분이 오셔서 표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 ‘알았다’라고 했는데 티켓 56개를 내밀더라. 첫날과 그날 본 표 2장만 사인을 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한국의 젊은 세대는 뮤지컬을 매우 좋아한다. 이들은 나이가 들어도 뮤지컬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줄 것이다.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 제작 생태계도 높게 평가했다. 와일드혼은 “브로드웨이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뉴욕화’가 많이 돼 있다”라며 “한국의 영리한 프로듀서들은 독창적인 작품으로 뮤지컬을 수입만 할 것이 아니라 수출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와일드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한국이라고 답한다”라며 “한국 예술가의 창의적인 면이 뛰어나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특정 몇 명에 치우치지 않고 다음 세대까지 꾸준하게 이어진다”라고 꼽았다. “특정 뮤지컬 배우를 말하면, 언급되지 않은 배우들이 속상해할 수도 있다“라며 동료들을 향한 깊은 애정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와일드혼은 “한국 관객들이 제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고 있다. 그 이유에 관해서는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항상 감사하고 겸손해진다”라며 “매일 많은 관객을 직접 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인생에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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