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 치솟는 물가에 공공요금도↑...진퇴양난 빠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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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6-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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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가스요금 7월부터 인상...서민 부담↑

  • 해외 요인 파급 효과...하반기도 고물가 전망

  • "인플레이션 끝나려면 기대 심리 꺾여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달 치솟는 물가가 상승률 6%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향후 물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면서도 공공요금을 올리는 고육책을 꺼내는 등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물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여파를 저울질한 끝에 다음 달 1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동시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공공요금을 동결하며 상승 압력을 눌러왔다. 지난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는 4분기 연속 동결됐다. 가스요금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지난 3월 1년 9개월 만에 인상됐다.

이처럼 물가 잡기를 우선시하는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경영난에 빠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경영 정상화를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 환율 등이 일제히 급등함에 따라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물가 상승 효과를 고려해 최소 한도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 물가상승률은 해외 요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발표한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보고서를 통해 한국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해외 요인 기여율이 56.2%라고 추산했다.

한국은행은 “에너지 원자재 및 국제 식량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 해외 요인이 지난해 이후 글로벌 물가 오름세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물가상승률에 대한 근원 품목(서비스) 기여율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향후 해외 요인의 2차 파급효과도 작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도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상승의) 대부분이 해외발 요인이어서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좀 떨어지면 숨통이 트일 텐데 당분간은 그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7~8월 물가상승률이 6%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며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는 가공식품 관세 인하, 농산물 정부 비축 물량 확대, 할인 바우처 지원 등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농수산식품 물가 안정 대응반’을 꾸려 주요 품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한다. 인하 폭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 휘발유는 리터(ℓ)당 57원, 경유는 38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2원씩 추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류세가 100% 적용될 때보다는 ℓ당 휘발유는 304원, 경유는 212원, LPG는 73원 낮아진다.

유류세 인하 조치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수렴해 현장 점검에도 나선다. 산업부는 7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정유업계에서 불공정 행위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주유업계에 대한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

한국전력은 올여름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7~9월 한시적으로 취약계층 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복지 할인 대상 약 350만가구에 대해 할인 한도를 40%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물가 상승의) 해외 요인에 대한 해법을 내놓기 쉽지 않다”며 “미국이 금리를 많이 올리는 것에 따른 한국 대응책도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끝나려면 기대심리가 꺾여야 한다”며 “정부가 국민에게 임금이나 물가 등에 대해 일관성 있는 대응책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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