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를 통해 청산되거나 일부는 이자 부담 등으로 시장에서 빠진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악성 빚투’가 일부 청산되면서 오히려 수급 불안이 해소됐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반면 여전히 신용 반대매매 물량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하락장이 이어지면 불안한 장세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융자잔액 19조원 깨져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8조89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11일에 기록한 18조848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융자 잔고 감소는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는 동시에 개인의 신규 신용거래가 줄어든 게 이유다. 실제 지난 24일 기준 반대 매매로 청산된 주식 규모는 289억77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 역시 12.6%로 지난 6월 15일 13.1% 이후 가장 높다.
특히 6월 한 달간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총액은 3436억2300만원으로 5월 반대매매 총액(3460억4300만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집계될 6월 반대매매 금액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매매란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입을 위해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 갚지 못할 경우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후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의 증거금(주식담보 비율의 약 140%) 밑으로 내려가면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한다.
특히 반대매매의 경우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주식을 매도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하한가로 매도하기 때문에 미수거래자들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깡통 계좌’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반대매매가 일어나면 투자자뿐 아니라 쏟아지는 매물로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반등 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글로벌 증시와 차별적으로 급락세를 이어갔다”며 “이는 레버리지 거래로 인한 반대매매 충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대매매 추가로 더 나올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추가 반대 매매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평균 수준으로 돌아갈 경우 추가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보고서를 통해 “빚투를 볼 수 있는 신용융자 잔고는 22일 기준 거래소 10조4000억원, 코스닥 9조원으로 총 19조5000억원이 남아 있다.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는 거래소 0.6%, 코스닥 2.85%”라면서 “신용잔고는 지난해 9월 25조6000억원 이후 총 6조1000억원(-23%)이 감소한 반면 시가총액은 22%가 감소하면서 주가 하락에도, 시총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별로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2017~2018년 이후 평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코스피 신용잔고 비율(현재 0.6%)이 평균 0.4%로, 코스닥 신용잔고 비율(2.85%)이 평균 2.3%로 회귀하게 되고, 이 경우 총 5조원 정도 감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4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최근 주가 하락으로 유가증권 시총(1862조3208억원) 대비 신용잔고(10조1408억원) 비중은 0.544%, 코스닥 시총(334조6935억원) 대비 신용잔고(8조7510억원)는 2.614%를 기록하고 있다. 시총대비 빚투 비중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반대매매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허 연구원은 “국내 거래소 신용융자 잔고는 시가총액 대비 0.6%로 지난 5~6년 평균에 비해 매우 높으며 코스닥 신용융자 비중은 2.7%대로 더 높다”며 “그동안 주가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아직 빚투 청산은 완전히 마무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식시장에 대한 부담은 좀더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급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용 반대매매 물량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도 반대매매가 유발하는 수급 노이즈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반대매매가 크게 이뤄진 만큼 수급 부담도 완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2조원이 넘는 신용융자가 집중 청산되며 급매물 부담도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은 이어질 수 있으나, 악성 매물을 소화한 이후 수급이 안정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단기적으로 추가하락 위험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매매 끝나면 반등 가능성 오나
반대매매가 종료되면 주가가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가 한층 더 가벼워져 반등 시 탄력도 더 크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반대매매 충격 이후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10~15% 반등시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이익과 체질, 경제환경이 아닌 심리와 수급변수로 인한 급락장이기 때문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5% 반등하면 1차 기술적 반등 목표치는 2640선이다. 이르면 7월에서 8월 중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직전 지지선이자 밸류에이션·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중요 지지선이었던 2380~2420선의 회복 및 안착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 지수대를 빠르게 회복한다면 단기 등락이 있더라도 기술적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매크로 우려로 거래대금이 감소한 가운데, 반대매매 물량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 “반대매매 물량 마무리와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 그리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개선되면 증시도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융자잔액 19조원 깨져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18조891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 11일에 기록한 18조848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용융자 잔고 감소는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는 동시에 개인의 신규 신용거래가 줄어든 게 이유다. 실제 지난 24일 기준 반대 매매로 청산된 주식 규모는 289억77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 역시 12.6%로 지난 6월 15일 13.1% 이후 가장 높다.
반대매매란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입을 위해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 갚지 못할 경우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후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의 증거금(주식담보 비율의 약 140%) 밑으로 내려가면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한다.
특히 반대매매의 경우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주식을 매도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하한가로 매도하기 때문에 미수거래자들이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깡통 계좌’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반대매매가 일어나면 투자자뿐 아니라 쏟아지는 매물로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반등 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글로벌 증시와 차별적으로 급락세를 이어갔다”며 “이는 레버리지 거래로 인한 반대매매 충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대매매 추가로 더 나올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추가 반대 매매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평균 수준으로 돌아갈 경우 추가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보고서를 통해 “빚투를 볼 수 있는 신용융자 잔고는 22일 기준 거래소 10조4000억원, 코스닥 9조원으로 총 19조5000억원이 남아 있다.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는 거래소 0.6%, 코스닥 2.85%”라면서 “신용잔고는 지난해 9월 25조6000억원 이후 총 6조1000억원(-23%)이 감소한 반면 시가총액은 22%가 감소하면서 주가 하락에도, 시총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별로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율이 2017~2018년 이후 평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코스피 신용잔고 비율(현재 0.6%)이 평균 0.4%로, 코스닥 신용잔고 비율(2.85%)이 평균 2.3%로 회귀하게 되고, 이 경우 총 5조원 정도 감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4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최근 주가 하락으로 유가증권 시총(1862조3208억원) 대비 신용잔고(10조1408억원) 비중은 0.544%, 코스닥 시총(334조6935억원) 대비 신용잔고(8조7510억원)는 2.614%를 기록하고 있다. 시총대비 빚투 비중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반대매매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허 연구원은 “국내 거래소 신용융자 잔고는 시가총액 대비 0.6%로 지난 5~6년 평균에 비해 매우 높으며 코스닥 신용융자 비중은 2.7%대로 더 높다”며 “그동안 주가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아직 빚투 청산은 완전히 마무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식시장에 대한 부담은 좀더 남아 있을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급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용 반대매매 물량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도 반대매매가 유발하는 수급 노이즈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반대매매가 크게 이뤄진 만큼 수급 부담도 완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2조원이 넘는 신용융자가 집중 청산되며 급매물 부담도 많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은 이어질 수 있으나, 악성 매물을 소화한 이후 수급이 안정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단기적으로 추가하락 위험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매매 끝나면 반등 가능성 오나
반대매매가 종료되면 주가가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가 한층 더 가벼워져 반등 시 탄력도 더 크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반대매매 충격 이후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10~15% 반등시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이익과 체질, 경제환경이 아닌 심리와 수급변수로 인한 급락장이기 때문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15% 반등하면 1차 기술적 반등 목표치는 2640선이다. 이르면 7월에서 8월 중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직전 지지선이자 밸류에이션·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중요 지지선이었던 2380~2420선의 회복 및 안착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 지수대를 빠르게 회복한다면 단기 등락이 있더라도 기술적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매크로 우려로 거래대금이 감소한 가운데, 반대매매 물량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 “반대매매 물량 마무리와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 그리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개선되면 증시도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