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미국의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서 1억 달러(약 1300억원)의 암호화폐를 훔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록체인 포렌식 기업인 엘립틱 엔터프라이즈는 지난주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하모니에서 1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훔친 조직이 라자루스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자루스는 지난 4월 미국 국토안보부가 북한 정부의 후원을 받고 암호화폐 회사를 공격한다고 경고한 조직이다.
엘립틱은 "해킹의 특성과 이어진 돈세탁에 기초할 때 북한의 라자루스 조직에 이번 암호화폐 절취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자루스로 지목한 근거로 고유의 해킹 방법을 들었다.
한 블록체인에 저장된 암호화폐를 다른 블록체인으로 보낼 때 '브릿지'(Bridge)라는 기술을 이용하는데, 이번 범행은 '호라이즌 브릿지'를 해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엘립틱은 해커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하모니 직원의 이름과 비밀번호를 표적 삼아 공격했다. 이들은 자동 세탁 서비스를 사용하는 동안 아시아 태평양 시간이 밤일 때 자금을 옮겼다. 이런 모습이 라자루스 특유의 공격 방법이라고 엘립틱은 전했다.
해커들은 이날 기준으로 훔친 1억 달러의 41%를 거래 추적을 숨기는데 사용되는 서비스인 '토네이도 캐시' 믹서로 보냈다. 믹서란 암호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엘립틱은 이번 해킹이 최근 6억 달러 규모의 로닌 브릿지 공격과도 유사하다고 밝혔다. 로닌 브릿지 공격 사태라는 이더리움의 사이드 체인인 로닌 브릿지가 해킹으로 7000억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탈취당한 사건을 말한다.
한편 북한 정부는 사이버 해킹 절도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일관되게 범행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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