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로 지난달 전력 수요가 급증해 월평균 최대전력이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여파로 전력 여유분 수준을 보여주는 공급예비율은 한때 10% 아래로 떨어졌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최대전력은 7만1805메가와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보다 4.3% 증가한 수치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5년 이래 6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6월에 월평균 최대전력이 7만㎿를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최대전력은 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를 뜻한다. 월평균 최대전력은 한 달간 발생한 일별 최대전력 합계의 평균값이다. 월평균 최대전력 수치는 전력 수요와 비례한다.
6월 최대전력이 늘어난 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로 전력 수요가 회복하는 가운데 열대야를 비롯한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새벽 서울에서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서울에서 6월 열대야가 발생한 건 1907년 기상 관측 이후 115년 만에 처음이다. 같은 날 경기 수원과 대전, 광주 등에서도 사상 첫 6월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보통 열대야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7~8월에 나타난다. 지난해 6월에 열대야가 발생한 지역은 한 곳도 없다. 서울도 7월 12일에야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6월 열대야 여파로 에어컨 등 냉방기구 사용량이 늘면서 전력 수요도 훌쩍 뛰었다. 이러다 보니 전력 공급예비율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0% 선도 깨졌다. 공급예비율은 당일 공급 가능한 전력 용량인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뺀 공급예비력을 다시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이다. 전력 여유분을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공급예비율이 낮아지면 전력 수급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지난달 23일 9.5%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통상 10% 이상이어야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데 이 선이 깨진 것이다.
무더위가 본격화하는 7~8월은 수급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돼 최대 전력 수요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하고, 전력수급상황실도 상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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