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보금자리론] 금리 상단 5% 육박…"상환 부담 낮춰라" 대책 고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근미 기자
입력 2022-07-05 0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촌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 집 마련 시 3%대 초중반 수준에서 이용이 가능했던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 금리가 어느덧 4% 중반을 넘어 5%를 향해 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세가 서민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정책상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관계당국은 이용자들의 상환 부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보금자리론 너마저” 7월 금리 4.5~4.85%…3분기 중 5% 돌파 불가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현재 신규 취급 중인 보금자리론 금리는 4.5~4.85% 수준이다. HF공사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는 ‘u-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60%(10년)에서 4.85%(40년),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아낌e(아낌이)-보금자리론‘은 이보다 0.1%포인트 낮은 연 4.50%(10년)~4.75%(40년)가 적용된다.

보금자리론이란 금융공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에서 제공하는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시중은행 주담대 상품과 비교해 금리가 낮고 고정금리로 금리를 묶어놓을 수 있지만 한정된 재원으로 서민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어 조건이 까다롭다. 가구주나 가구원이 무주택자나 처분 예정인 1주택자만 신청이 가능하며 차주의 소득한도(부부합산 포함)도 최대 1억원이 넘어선 안 된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올라 현재 연 7~8%에 육박한 가운데 보금자리론 금리 역시 올해 들어서만 1.5%포인트 급등했다. 현재 4.5% 수준인 아낌이보금자리론 금리 하단이 올해 초만 하더라도 3.0%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격차가 더욱 확연하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올해 초 한 차례 동결된 이후 매달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에는 단숨에 무려 0.4%포인트가량 금리가 뛰기도 했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이처럼 빠르게 오른 것은 보금자리론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5월 보금자리론 금리가 결정된 3월과 4월 국고채 5년물 금리는 두 달 만에 0.8%포인트 상승했고, 지난달 중순 국고채 5년물 금리 역시 2011년 8월(3.9%) 이후 최고치인 연 3.85%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고채 금리가 뛸 경우 보금자리론 재원조달 비용 역시 빠르게 상승해 보금자리론 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제는 금리가 당분간 더욱 가파른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 연준이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현실화하면서 한은 역시 1.75% 수준인 기준금리에 대한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상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거듭해 올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와 보금자리론 금리 추이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 집 마련을 위해 정책대출을 이용할 차주들의 부담 역시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뿐만 아니라 보금자리론 금리가 뛰면서 올해 9월 선보일 '안심전환대출' 금리 역시 당초 예상보다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대출 실행 시점을 기준으로 보금자리론 대비 0.3%포인트 낮게 금리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서민 차주들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변동금리 주담대를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체증형 상환' 문턱 낮추고 중도상환수수료 인하···"금융소비자 상환부담 경감 일환"

한편 이러한 가운데 관계당국은 차주들의 상환 부담을 최소화할 대책을 속속 마련해 시행에 나서고 있다. 주금공은 우선 지난 1일부터 대출 초기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체증식 상환’ 방식을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에도 적용하는 방식으로 문턱을 낮췄다. 현재 만 39세 이하만 이용 가능한 체증식 상환방식은 기존 10~30년 만기 상품에만 적용돼 왔으나 40년 만기 상품도 가능하도록 적용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체증식 상환'은 초기에는 상환액이 적고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 상환액이 증가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대출만기 40년, 대출금액 3억원, 대출금리 4.6%로 원리금균등 상환방식을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달 상환액은 약 137만원으로 만기까지 동일하다. 반면 체증식 상환방식을 이용할 경우 1회차 상환금액은 약 117만원으로 원리금균등 상환방식 대비 20만원 줄어들고 60회차 상환금액은 약 124만원으로 13만원 줄어들게 된다.

체증형 상환방식은 초기 월 상환액을 고려할 경우 당장은 소득이 낮지만 미래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층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다만 특정 시점 이후부터는 원리금균등 상환 때보다 많은 월 납입금을 내야 하고, 이자 부담도 더 높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이와 함께 보금자리론 대출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에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최대 1.2% 적용되던 중도상환수수료가 지난 1일부터는 최대 0.9%까지 낮춰 적용되고 있다. 주금공은 수수료율 개편으로 정책모기지 상품 이용자가 대출원금 3억원을 조기에 상환할 때 최대 9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보금자리론 조기상환수수료 70% 감면 혜택은 지난달 말을 기해 종료됐다.

이밖에도 50년 초장기 보금자리론 상품(원리금 균등상환만 선택 가능)이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10년 늘린 50년으로 확대해 보금자리론 상환 부담을 낮춘다는 것이 핵심이다. 보금자리론을 통해 총 3억원 대출을 받으려는 신혼부부(금리 연 4.6%)가 50년 만기를 선택할 경우 40년 만기 이용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128만원으로 40년 만기(원 137만원)보다 월 9만원 가량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대출 기한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자가 갚아야 하는 총 원리금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정부의 민생 안정 정책 기조에 따라 서민과 실수요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1개의 댓글
0 / 300
  • 보금자리론 대출 믿고 아파트 분양받은 사람들은 현재 부담이 너무 큰 상황입니다.
    이런 정책관련 대출은 정부에서 금리의 큰 변동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감/비공감
    공감:2
    비공감: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