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재무건전성 관리 나서나… 자본성증권 발행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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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7-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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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증 안하고도 부채 아닌 자본으로 인정

  • 메리츠·하이투자證 자본 확충 차원서 발행

  • KB·SK증권은 금리 인상 기조 선제적 대응

[사진=각 사]

증권사들이 최근 자본성증권 발행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자본성증권은 현행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무증권이다. 유상증자를 거치지 않고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충족해야 하는 증권사의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증권사는 KB증권,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재무건전성 관리 또는 금리 인상기에 대비한 선제적 발행으로 해석한다.
 
KB증권은 지난 3월 215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이하 영구채/30년 만기)을 발행했으며 지난 5월에도 500억원 규모를 추가 발행했다. 잔여 한도액은 350억원이며 이르면 오는 9월 발행할 예정이다.
 
SK증권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67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앞서 지난해 SK증권 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연간 500억원에 불과했다.
 
재무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한 KB증권과 SK증권이 이자 부담이 높은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건 향후 늘어날 수 있는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KB증권과 SK증권의 지난해 말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각각 192.1%, 265.6%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은 192.2%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면서 자본 확충에 유리하다”며 “금리 인상 기조도 발행 규모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메리츠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재무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 부채 비율이 전년 동기(82.5%) 대비 13.2%포인트 증가한 95.7%를 기록했으며, 하이투자증권은 우발 채무 비율이 100%를 넘었다. 이에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9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사회에서 승인받은 발행한도 4000억원 중 1500억원 규모다. 남은 발행한도는 2500억원이며 1년 이내에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6월 2950억원, 2019년 12월 2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이투자증권은 3월 2000억원 규모로 영구채를 발행했다. 올해 첫 임기를 보내고 있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의지가 담긴 결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자기자본과 크레디트를 중심으로 가속화하고 있는 증권업계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며 “추가적 물적자본 토대 확보가 절실하다”며 자기자본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발행한 영구채는 전액 DGB금융지주가 인수했으며, 자기자본 규모는 1조3500억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자기자본(1조1592억원) 대비 12% 이상 규모가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 업황이 어려워질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향후 증권가에서는 재무건전성 제고를 목적으로 자본성증권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며 “유상증자처럼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발행회사로서는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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