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불복 박지현에 갑론을박..."본인 중심 생각" vs "불가 결정 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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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07-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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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현 "李 입김 작용한 것 아니냐"

  • 김남국 "朴 출마에 대해 고민 안해"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8월 열리는 전당대회에 자신의 출마를 불허한 비대위 결정에 불복하며 당대표 후보 등록 강행 의사를 표했다.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기에 이미 피선거권을 획득했다고 반박한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박지현 "지난 4월 피선거권 획득...유권해석 다시 해달라"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비대위는 지난 4일 박 전 위원장이 6개월 당적 유지 요건을 맞추지 못한 점을 들어 권리당원으로서의 피선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월 비대위원장 선출 시 이미 피선거권을 획득했다"며 "당 지도부는 명확한 유권해석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중앙위원회 투표는 비대위원장의 정통성을 인정하기 위한 당의 조치였고 당은 그때 (입당한 지) 한 달 된 당원인 저에게 피선거권을 쥐여주며 당원들의 선택을 받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부여된 피선거권이 있다가도 없어질 수 있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는 비대위 결정에 이재명 의원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제가 출마 결심을 밝힌 뒤 이 의원 최측근 김남국 의원이 집중 비판을 했다"며 "이번 (출마 불허) 결정에 이 의원 의중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 의원을 겨냥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특히 "(이 의원은) 대선 이후 지방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성폭력 이슈나 젠더 이슈는 발언하신 게 없는 수준이고 당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일침했다.

◆이원욱, 박지현 옹호 나서..."토사구팽 하려는 것이냐"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박지현을 '토사구팽'하려는 것이냐"며 "당이 청년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존재로 여기는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우상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의 결정은 조급했다"며 "박지현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자격 조건 성립에 대해 불가 결정을 내리려면 최소한 사전에 박 전 위원장의 의견은 들어봤어야 한다. 그는 당의 위원장직을 수행한 사람"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은 대선 당시 대표적 영입 인사 중 한 명이었다"며 "비록 패배한 선거였지만 박 전 위원장의 공은 크게 있었던 것 아닌가. 이 점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한다면 최소한의 염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재명 당시 후보가 박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여러 차례 설득한 이유도 박 전 위원장이 'N번방'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보여준 성과 때문 아니었나"라며 "당의 특별한 위치에 옹립하고 논의를 이끌게 한 것이 이재명 당시 후보와 민주당 아니었나"라고 꼬집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오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항의 방문하고 취재진에게 방문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남국, 박지현 겨냥해 비판..."세상 너무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는 듯"

반면 친명(친 이재명)계 김남국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를 거세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 전 위원장을 향해 "세상을 너무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많은 역할을 했지만, 정치적 위상을 마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김동연 경기지사 정도 급으로 생각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고민하지도 논의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이 원칙을 이야기하고, 본인이 원칙에 맞지 않는 특혜를 달라고 했기 때문에 청년 정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이 처음 MBC 뉴스에서는 본인이 피선거권이 없다며 당무위원회에서 예외적으로 승인해달라고 했었다. 승인할 수 있는 사유가 없다고 하니까 갑자기 피선거권이 있다며 또 다른 주장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본인 이야기로도 충돌되고 모순된 주장"이라며 "본인만 옳다고 하면서 자기 주장만 계속 고집하는 태도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투표권 없이 당 대표 출마 상식적으로 맞지 않아"

안민석 의원 역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안 의원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권 도전이 무산된 박 전 위원장을 두고 "민주당의 계륵이 돼버렸다"며 "경험과 정치적인 내공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투표권도 없는데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의 온정주의에 빠진 동료 의원들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고 그것을 민주당이 몹시 아픈 충언으로 새겨들어야 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다만 그분이 현장에서 조금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 중요한 정치적인 판단 같은 것을 공감받을 수 있을 텐데, 타이밍이나 방식에서 공감력이 떨어지는 말씀을 하시니까 당내에 거부하는 세력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에 박 전 위원장과 소통하는 의원들이 제가 확인한 바로는 없는 것 같다"며 "당내에 경륜 있는 선배 정치인들에게 진중하게 조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그분이 누구하고 어떤 의논을 하고 소통하는지 모르겠는데 밖에 있는 분들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내 선배들하고 얘기해 본인의 생각을 좀 더 검증하고 '젊지만 진중한 이미지'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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