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탄?...나흘간 73조 유동성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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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7-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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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민銀, '위기모드'에서 정상화 모색

  • 코로나 충격서 서서히 회복···인플레도 꿈틀

  • 물가·실업률 살피며 통화정책 '재점검'

  • 하반기 유동성 빠듯할 전망

중국 인민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하반기 들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서서히 돈줄을 조이면서 중국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탄이 아닌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코로나 충격에서 중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전망도 커진 가운데서다. 
 
인민銀, '위기모드'에서 정상화 모색
인민은행은 7일 공개시장운영에서 7일물 역레포 거래로 30억 위안(약 5833억원)어치 유동성을 시장에 주입했다. 이날 만기 도래하는 역레포 물량 800억 위안어치를 감안하면, 사실상 770억 위안의 유동성을 순회수한 셈이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7일물 역레포 거래로 3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만 찔끔 주입했다. 하루 역레포 거래량으로는 202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달까지만 해도 하루 100억 위안씩 유동성을 주입한 것과 비교된다. 이렇게  4거래일에 걸쳐 인민은행이 순회수한 자금만 3780억 위안(약 73조5000억원)어치다. 

밍밍 중국 중신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이 '위기 모드'에서 정상화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경제 충격 속 2분기까지 이어졌던 저금리 시대가 앞으로는 막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중국은 코로나 봉쇄 역풍을 맞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출우대금리(LPR, 사실상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어왔다. 

통화정책 기조에 미세한 조정 신호가 포착되자, 당장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1년물 국채 수익률은 5일 2.01%까지 치솟으며, 6월 17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다는 건 시장이 인민은행의 긴축 기조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는 걸 반영한다. 

하반기 통화부양책을 기대하던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6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1.43%, 1.25% 하락했다.  
 
코로나 충격서 서서히 회복···인플레도 꿈틀
최근 중국 경제가 코로나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다는 조짐을 보이면서 인민은행이 차츰 통화정책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일부 경제 지표에서는 이미 경기 회복세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중국의 6월 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모두 확장 구간에 진입했다. 중국 증권일보는 곧 발표될 6월 위안화 신규대출도 2조4000억 위안을 돌파하며 중국의 상반기 신규대출이 역대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는 다시 꿈틀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7.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달의 CPI와 PPI 상승률인 2.1%, 6.4%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게다가 올 상반기 인프라 투자 진작을 위해 지방정부에서 발행한 특수목적채권(특별채) 규모도 이미 정점에 달해 인민은행으로선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줄었다. 올 상반기 중국이 신규 발행한 지방 특별채는 3조4000억 위안(약 653조원)어치로, 올해 발행 쿼터의 99%를 소진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를 섣불리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신호로 판단하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리차오 중국 저상증권 수석경제학자는 증권일보를 통해 인민은행이 역레포 규모를 줄인 것은 분기 초라 은행간 자금시장에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충분하기 때문이지, 통화정책 긴축 전환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 현재 중국 은행간 자금시장엔 돈이 많이 풀려있는 상태다. 이번 유동성 회수에 따른 긴축 우려 속에서도 은행간 차입비용 척도라 불리는 레포 금리는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7일, 1일물 레포 금리는 1.2% 아래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물 레포 금리도 1.5698%로, 현재 정책금리 수준(2.1%)보다 현저히 낮다. 그만큼 시중에 돈이 비교적 많이 풀려있단 얘기다.   
 
통화정책 '재정비' 단계···하반기 유동성 빠듯할 전망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올 하반기 중국 경기 회복세, 기업 대출 수요 증가세 속 시중 유동성이 상반기보다는 더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밍밍 애널리스트는 "이는 통화정책이 이번 코로나 사태 발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의미한다"며 "하반기엔 거시조절 정책도 재점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경기 회복을 위한 성장동력이 아직 미약한 만큼, 통화정책 기조의 갑작스런 긴축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증권시보는 전문가를 인용해 최근 경기 회복세에 따른 경제 형세 변화 속 통화정책을 재평가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며, 정책 기조 변화가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리차오 저상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현재 인민은행의 정책 최우선 순위는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 속 고용시장 상황이 개선돼 실업률이 낮아지면 인민은행이 물가 안정에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5월 도시 실업률은 5.9%로, 정부의 올해 실업률 관리 목표치(5.5%)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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