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대출금리 인하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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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7-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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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정기예탁금 금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이달부터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가 매월 공시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내걸었던 공약이다. 그동안 예대금리차는 은행별로 3개월마다 공시됐다. 그러나 공시 주기가 길고 개별 은행 홈페이지에서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제 예대금리차와 가계·기업대출 금리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 구간별로 대출금리가 공시되고, 가산금리의 세부 항목에 대한 산정 체계도 개편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금리가 결정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공약을 내건 이유는 올해 같은 금리 인상기에 은행권이 예금 금리는 찔끔 올린 반면,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려 금융소비자들로부터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96%포인트였으나 올해 3월 2.24%포인트로 확대됐다. 지난 5월엔 2.21%포인트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로 인해, 우대금리를 없애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가계대출을 조절해왔다. 금융당국의 지침을 잘 따랐기에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 차주들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예대금리차를 확대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윤 정부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한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예대금리차 공시만으로 달성하긴 어려워 보인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자의적인 판단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대출금리를 일정 부분 낮출 것으로 보이지만, 기준금리 수준이나 시장 경쟁상황이 더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하는 게 인위적인 개입보다 더 바람직하다. 금융권에 새 은행을 진입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금융당국이 지난해 출시하려다가 무산된 대환대출 플랫폼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높은 금리로 받은 대출을 싼 금리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핀테크 기업들이 선보인 대출 비교 서비스에서 착안했다. 금융소비자는 전 금융권의 대출 상품을 손쉽게 비교하고 갈아타기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핀테크 기업에 종속될 것을 우려한 은행권이 크게 반발하면서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수수료 지급을 둘러싼 논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근 토스뱅크는 시범 서비스로 선보인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는데, 이 또한 카드업계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같은 금리 인상기에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질수록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여야도 “대환대출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서비스 수준을 높인다. 정부와 국회, 금융소비자는 금융권에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부 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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