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곳 잃은 청년들] 금리인상·임대료 증가에 공공임대 인기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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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7-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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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세권 청년주택·행복주택 모두 인기…당첨 어렵고 면적 작은 것은 단점

  • 디딤돌·중기청 등 주택부문에 한해 저리에 대출 가능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주택가. [사진=아주경제DB]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주거의 질은 더 떨어지고 있어요. 이사를 하고 싶어서 주변을 좀 찾아봤는데 딱 사람 2명 정도 누울 공간밖에 없는 원룸 전셋값이 1억4000만원쯤 하더라고요. 이번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모집하는 행복주택의 가점을 모두 채워서 지원했는데 꼭 당첨됐으면 좋겠습니다.” (35세 이모씨)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에 역대급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며, 안 그래도 비싼 임대료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거불안에 몰리는 청년 공공임대 수요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만 19~39세 청년과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서울 지역 청년매입임대주택 263가구를 모집한 결과 총 2만6910명이 신청했다. 이는 LH가 지난해부터 전국 단위로 청년 매입임대의 정기 모집을 시작한 이래 최다 인원이다. 평균 경쟁률은 102.3대 1로 집계됐다.

청년매입임대주택은 LH 등 공공 주택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매입한 후 리모델링해 새롭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40~50%가량 저렴하다. 또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구 및 가전이 일부 제공되기도 한다. 무주택자이면서 본인의 월평균 소득이 100% 이하인 청년과 취업준비생이라면 입주 지원이 가능하다. 거주 기간은 최대 6년이다.

공공임대주택 대부분은 주변 시세 대비 비교적 저렴한 임차료만 지급하고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보증금과 월 임차료를 탄력적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목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월세를 더 부담할 수 있고, 월세를 내기 싫은 사람들은 보증금을 늘릴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전셋값이 조금씩 조정되고 있지만,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매물이 하반기에 나오면 전체적인 임대료가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울러 대출에 대한 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청년들의 공공임대주택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청년주택·행복주택 등 다양한 유형 모두 인기 끌어
정부와 공공기관은 청년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청년주택과 행복주택도 그중 하나다.

SH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2022년 1차 서울시 역세권청년주택(공공임대) 입주자모집을 진행한다. 역세권청년주택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청년 및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시세 대비 저렴한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공공임대의 경우 임대료가 시세 대비 30~40% 수준, 민간임대는 시세 대비 85%(특별공급), 95%(일반공급)로 책정되고 있다.

역세권청년주택은 대중교통이 가까운 우수한 입지라는 장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SH의 역세권청년주택 입주자모집 청약경쟁률은 △2019년 1차 23.4대 1 △2020년 1차 평균 26.3대 1 △2021년 1차 60대 1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치솟는 집값과 청약 경쟁, 대출 규제, 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청년층의 내 집 마련 통로가 좁아지고 있다”며 “역세권 청년주택은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전했다.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공공 임대주택 유형에는 ‘행복주택’도 있다. SH는 최근 마포구 마포더클래시 등 행복주택 2109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했다.

행복주택은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주거약자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보증금과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재건축 아파트를 포함한 신규단지 273가구, 기존 입주자 퇴거나 계약 취소 등으로 발생한 잔여 공가 430가구, 예비입주자용 물량 1406가구 등으로 진행됐다.

공공 임대주택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므로 당첨이 어렵다. 또한 청년주택이 모든 자치구에 동일하게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서 청약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거주하거나 직장이 있는 자치구에 위치한 행복주택에 지원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지만, 행복주택이 없는 자치구도 많다.

중구에 거주하는 31세 최모씨는 “행복주택을 쓰긴 했는데 당첨은 기대도 안 하고 있다”며 “특히 중구에는 행복주택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아 다른 자치구로 지원하면서 순위도 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비싼 임대료와 관리비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역세권청년주택은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나뉘는데 민간임대는 시세 대비 95%까지 임대료 책정이 가능하다. 주변이랑 임대료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것이다.

작은 면적도 문제가 된다. 서울특별시 역세권 청년주택 건립 및 운영기준에 따르면 1인 청년주택은 전용면적 14~20㎡내외, 신혼부부주택의 경우 30~40㎡내외에서 만들어진다. 14㎡(4.2평)의 경우 사실상 책상과 침대, 옷장 등 필수적인 가구만 놓으면 방이 꽉 차는 수준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기본적인 거주환경 확보를 위해 임대주택의 면적대를 늘릴 필요성이 있다”며 “대신 정말로 주거가 힘든 계층을 집중적으로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청 대출·버팀목 대출…청년 위한 금융지원도
청년들의 주거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도 있다. 중소기업청년 전세자금대출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전월세보증금을 저리에 빌려주는 상품이다.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에 재직하는 만 19세 이상~만 34세 이하 청년이 이용 가능하다.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외벌이는 3500만원 이하여야 하고 순자산가액은 3억2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대출 금리는 연 1.2%의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임대보증금 2억원 이하의 주택, 임차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85㎡ 이하 포함)이다. 대출 기간은 최초 2년이며 4회 연장이 가능해 최장 10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최대 1억원 이내로 대출을 할 수 있다.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대출도 있다. 이 상품은 보증금 1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7000만원까지 연 1.5~2.1% 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청년전용 버팀목의 대출 건수는 2018년 도입 당시에는 910건, 2019년 1848건, 2020년 7369건, 2021년 1만7709건으로 늘고 있다.

전반적인 전세보증금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대출 규모 확대의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2019년 말 중기청 대출을 통해 가산동에 전셋집을 구한 30세 정모씨는 “당시 9000만원에 전세 계약했지만 지금은 비슷한 면적대 전셋값이 1억3000만원”이라며 “이번엔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넘어갔지만 다음 계약 때는 신용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더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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