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담판 시도…제헌절 앞두고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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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2-07-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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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간 국회 원 구성 논의가 국회의장 선출 후 다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야는 총 18개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은 11곳, 국민의힘 7곳이라는 큰 틀의 합의안은 마련했다. 그러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제헌절까지도 원 구성 공백이 지속되면 여야 모두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원 구성을 위한 담판을 시도한다.

여야 간 날선 공방은 지난 11일 격화됐다. 야당인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지연의 책임 소재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 건을 거론하면서 설전이 오갔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의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당의 혼란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우리 당이 혼란한 틈을 그저 즐기고 이것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태도를 보며 측은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 징계로 국민의힘의 내홍을 꼬집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여당이 민생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부 권력 다툼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원 구성 지연 책임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이제 민주당이 조건 없이 상임위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개특위와 상임위 구성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당리당략에 따라 우리 당을 규탄하는 걸 보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위원에는 원내대변인인 박형수·양금희 의원과 초선인 홍석준·이종성·전봉민·김병욱 의원이 선임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당 국회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업무 전반에 관한 공정한 관리를 위해 선관위를 두도록 하고 있다. 선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7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원 구성 협상이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로 인해 진전이 전혀 없다"며 "오늘 중에도 타결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시급한 민생입법 처리를 위한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에 바로 착수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원들도 하루 속히 원 구성을 해서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상임위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내자고 했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장 선출 후 일주일...제헌절 앞두고 '분수령'
 
여야는 지난 4일 극적 합의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선출하며 후반기 원 구성 관련해선 '여야가 합의해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김 의장은 여야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본회의 표결에서 총투표수 275표 중 255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21대 국회가 끝나는 2024년 5월까지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국회법에 따라 당적을 갖지 않는 만큼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부의장단에는 헌정 사상 두 번째 여성 부의장으로 민주당 출신의 4선 김영주 의원이 선출됐다. 여당 몫의 부의장에는 5선 정진석 의원이 선출됐다.

당시만 해도 상임위 구성 등 원 구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여야는 법제사법위원장 몫과 연계된 사개특위 구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다시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참여 조건으로 여야 위원 5대5 동수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야당 7, 여당 5, 비교섭단체 1 비율을 고수하고 있다. 그 외에도 주요 정치적 쟁점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놓고 각당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

여야는 원 구성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류세 인하폭 확대 법안, 직장인 밥값 지원법 등 민생현안 대응을 위한 입법 조치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올해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를 기록하며 급등하는 추세다.

정치권에서는 원 구성 협상 마지노선을 이달 17일 제헌절로 보고 있다. 제헌절 기념식날에도 원 구성 문제로 국회 부재가 이어질 경우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표 징계에 따른 당내 문제 수습방안 찾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음에 따라 향후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운영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징계,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으며 결론은 당헌·당규를 엄격하게 (해석)해서 당원권 정지를 당 대표의 '사고'로 보고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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