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12일 ‘긴급 입석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유가 상승 등으로 광역버스 이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국토부는 긴급 대책에 이어 오는 8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광위는 이번 대책의 후속 조치로 ‘입석 대책 상황반’을 구성해 광역버스 입석 발생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대광위-경기도-인천시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입석 운행에 즉각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의 주요 골자는 운행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전세·시외버스 28대와 대용량 2층 전기버스 26대를 추가로 투입하고, 우선 출퇴근 시간대 전세버스 증차 등을 통해 수도권 광역버스 57개 노선의 운행 횟수를 총 266회 늘린다.
또한 민영제로 운영되던 M버스(광역급행버스) 11개 노선은 준공영제로 전환해 해당 노선의 출퇴근 시간대 운행 횟수를 다음 달까지 49회 확대한다.
9∼10월에는 기존 40석에서 70석으로 좌석이 늘어난 대용량 2층 전기버스 26대를 4개 노선에 투입한다.
다만 국토부는 입석 금지 대책을 공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014년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입석 금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반발만 산 바 있다.
광역버스 입석 탑승은 고속도로 안전벨트 의무에 위반되는 사안이다. 최근 경기 수원 등 일부 지역 업체 노조가 준법 투쟁 일환으로 입석 운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4년 당시 매일 2만1000명이 입석으로 광역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돼 입석률이 18%를 기록했었다. 2020년까지 입석률은 10%(1만2000명)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코로나19로 버스 이용이 줄어 현재 3%(2000명)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올해 3월까지 2000명대 후반을 유지했다가 거리두기 완화와 유가 상승 등이 겹쳐 두 달 만에 6900명에 도달했다는 게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길병우 국토부 대광위 광역교통정책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아무래도 지자체가 메인이다 보니 입석 문제에 대해 수세적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입장을 전면 대응으로 기조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길 국장은 “입석을 타고 싶어서 타는 분은 없을 것이고, 사고가 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도 감내하고 타는 것”이라며 “(전면) 금지라고 얘기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남부 지역의 경우 경기도 화성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7개 노선(M4130·M4108 등)의 출퇴근 운행 횟수를 133회에서 193회로 60회 확대하고 이용객이 많은 노선(7790·1006·M4108)에는 2층 전기버스 15대를 투입한다.
수원∼서울 간 광역버스 5개 노선(M5107·M5121 등)은 출퇴근 시간대 운행을 56회에서 98회로 늘리고, 성남시 2개 노선(M4102·9300)은 24회에서 31회로 확대한다.
용인시 11개 광역 노선은 출퇴근 시간대 운행 횟수를 160회에서 192회로 늘리고, 강남역으로 가는 5002번 노선에는 10월 중 2층 전기버스 11대를 투입한다.
인천시와 김포시 등 수도권 서부지역 16개 노선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 운행 횟수를 251회에서 313회로 62회로 늘린다.
특히 입석 승객이 많은 인천시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입석 운행이 발생하는 15개 노선의 출퇴근 시간 운행 횟수를 230회에서 275회로 45회 확대하고, 추후 차량 증차 등을 통해 운행 횟수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김포시에서는 코로나19로 감축 운행 중인 노선(M6117)의 출퇴근 운행 횟수를 21회에서 38회로 확대한다.
광역버스 운행 시간이 길어 입석 승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수도권 북부지역 16개 노선도 출퇴근 시간대 운행 횟수를 226회에서 289회로 63회 늘리기로 했다.
만차로 인한 무정차 통과와 입석 운행이 빈번한 고양시 5개 노선(M7412·M7119·M7106 등)의 경우 출퇴근 운행 횟수를 우선 98회에서 118회로 확대한다.
파주시 광역버스 2개 노선(M7111·M7154)의 출퇴근 시간대 운행은 26회에서 36회로 10회 늘어나고, 양주시 5개 노선의 운행은 61회에서 87회로 운행 횟수가 많아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