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상장 첫날 가까스로 체면 세운 '港 IPO 최대어' 톈치리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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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7-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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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톈치리튬, 2차 홍콩 상장 첫날 롤러코스터 장세

  • 前 사모펀드 매니저 아내 한마디에...주가 '요동'

[사진=바이두 갈무리]

중국 대표 리튬이온배터리 기업인 천제리튬(天齊鋰業·이하 톈치리튬)이 13일 홍콩 증시 2차 상장 첫날 가까스로 체면을 차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홍콩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지지부진한 시장에 모처럼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됐으나 기대 이하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이같은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톈치리튬, 2차 홍콩 상장 첫날 롤러코스터 장세
13일 톈치리튬은 홍콩 증시 2차 상장 첫날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톈치리튬은 공모가(82홍콩달러)보다 9.15% 낮은 주당 74.5홍콩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오전장은 공모가 대비 3.54% 하락한 79.10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오후장 들어선 또다시 하락 곡선을 그리는가 싶더니 다시 반등세를 보였다. 이날 톈치리튬의 주가는 공모가까지 회복하는 데 간신히 성공했다. 시가총액(시총)은 1346억 홍콩달러(약 22조원)로 집계됐다. 

톈치리튬은 중국 최대 리튬 재료 공급업체이자 세계 최대 리튬 추출업체로 리튬 제품 연구개발(R&D)·생산·판매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 탄산리튬 시장에서 5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LG화학과도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날 공식 상장함으로써 톈치리튬은 중국 리튬 업계 상장기업 중 A주와 H주(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두 번째 기업이 됐다. 톈치리튬은 앞서 지난 2010년 중국 본토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이후 2018년 톈치리튬은 홍콩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당시 리튬 가격 급락 등 악재에 직면하면서 상장을 중단했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세계 2위 리튬생산업체인 칠레 SQM의 지분 인수 관련 부채 상환과 쓰촨성 쑤이닝시 안주 지역의 탄산리튬 제조 공장 건설, 부족한 현금 흐름 보충 등에 쓸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톈치리튬의 홍콩 증시 공모가(82홍콩달러)가 톈치리튬의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에 해당되지만 중국 본토 증시 주가 대비 낮게 책정됐다고 평가했다. 12일 종가 기준 A주에서 톈치리튬의 주가가 주당 127.8위안으로, 홍콩 증시 공모가(82홍콩달러)는 이에 비해 45%가량 낮은 것이다. H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A주보다 저평가돼 있어 이같이 책정한 것이라고 제일재경이 전했다. 
 
◆前 사모펀드 매니저 아내 한마디에...톈치리튬 주가 '요동'
사실 상장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톈치리튬의 IPO 열기는 나름 뜨거운 편이었다. 톈치리튬이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올해 홍콩 증시에서 최대 규모 IPO인 134억 홍콩달러를 조달하는 만큼 최근 가라앉았던 홍콩 증시 IPO 열기를 다시 데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세계적 주식 매도를 부채질하는 가운데 홍콩 증시도 올해 상반기 IPO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하지만 상장 이틀을 앞두고 전 중국 사모펀드 매니저의 아내 한마디가 주가 급락을 부추기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시켰다. 중국 경제 매체 중신징웨이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때 중국 최고 사모펀드 매니저였던 쉬샹(徐翔)의 아내 잉잉(應瑩)이 본인의 웨이보에 주간 시장 평가를 올리며 "톈치리튬의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수익비율(PE) 모두 고점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톈치리튬의 주가가 이미 고평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관측에 톈치리튬 주가는 요동쳤다. A주에서 톈치리튬의 주가는 11일 하한가를 찍고 거래가 중단된 데 이어 12일 4.95% 하락, 13일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푸투증권의 장외익명주식거래인 '다크풀(dark pools)'에서도 홍콩 상장하기 전날(12일) 오후 6시(현지시간) 톈치리튬의 주가가 7% 이상 미끄러졌다. 

잉잉의 한마디에 톈치리튬 주가가 요동친 것과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은 잉잉이 2009년 2월 이후 증권가를 떠났지만 '쉬샹 아내'라는 타이틀이 주는 파급력이 크다고 전했다. 잉잉은 앞서 인허(銀河)증권 닝보(寧波)지점과 상하이 쩌시 투자회사에서 근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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