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불법점거 용납 못 해"…尹 정부, 노조와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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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7-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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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조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파업 중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물론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나서 파업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짓고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독(dock·선박건조장)에서 진수를 기다리는 선박을 점거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면서 "이는 원청근로자 8000명과 하청근로자 1만명에게 피해를 준다"며 파업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경찰이 건조물침입과 퇴거불응 등의 혐의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 집행부 체포영장을 신청한 만큼 노조 점거는 불법이 명백하다는 주장이다.

이 장관은 특히 "어렵게 회복 중인 조선업 대내외 신인도 저하로 국가경제 손실이 우려된다"며 "불법 행위를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대화로 해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43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는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1독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사측은 파업 여파로 지난달에만 2800억원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현재까지 누적된 손실액을 5700억원으로 추산했다. 독 점거로 배 진수가 늦어져 하루 259억원씩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고정비 59억원도 고스란히 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대국민 담화문에서 "지난해 선박 수주량이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조선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선박 납기를 맞추지 못하면 조선업 전체 신뢰도가 저하돼 미래 선박 수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한 총리 역시 경제적 타격을 내세우며 독 점거를 중단하고, 노사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위법 행위는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제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파업과 관련해 "수년간 어려움을 겪던 조선업이 바야흐로 회복 기회를 맞이한 중요한 이 시기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며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은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 달라"며 "점거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면, 정부도 적극적으로 교섭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그러나 위법한 행위가 계속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총리까지 노조를 압박하고 나선 건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반노동'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 규제·기업인 형벌 완화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노동시장 개혁을 이유로 노동시간 유연화 등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윤석열 정부의 '노정관계'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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