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보이스피싱 등 서민 울리는 민생범죄...유관기관 협력 '필요조건' [금융범죄와의 전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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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신진영·최태원 기자
입력 2022-07-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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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구제도 안 되는 '주식 리딩방'...관리·감독도 '한계'

  • 보이스피싱 피해액 7000억원...검찰·경찰·금감원 '협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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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서민들의 생계유지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금융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한 이른바 '코인·주식 리딩방' 투자 사기 피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이스피싱은 과거보다 처벌이 강화돼 범죄 발생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금액은 늘었다. 전문가들은 각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금융당국과 함께 기관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불법 주식 리딩방' 피해는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접수된 유사투자자문 관련 피해구제신청은 5642건. 전년인 2020년에 접수된 3148건에서 79.2% 증가했다. 2017년 475건에 불과했으나 2018년 1621건, 2019년 3237건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피해구제도 안 되는 '주식 리딩방'...관리·감독도 '한계'
'주식 리딩방'은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주식을 잘 모르는 개인투자자들을 유인해 주식 추천 대가로 고액의 회비를 가로채는 단체 대화방 등을 말한다. 유사투자자문업은 금융감독원에 등록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런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미등록 조직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보통 SNS나 유튜브를 통해 비공개 주식 리딩방 가입을 홍보하는데, '고수익 보장' '손실 보전' 등의 허위·과장 광고를 미끼로 투자자를 유혹한다. 홍보나 광고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가입자들은 주가조작에 이용 당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미리 사 놓은 종목을 매수하라고 부추겨 주가가 오르면 처분해 거액을 챙기는 운영자도 많다. 회비는 많게는 1000만원대에 이르지만 환불을 요구해도 돌려주는 일은 거의 없다.

소송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피해구제를 받기 힘들다. A변호사는 "100억짜리 승소 판결을 받아도 피고가 자발적으로 돈을 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며 "재산을 찾아 강제 집행을 해서 변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융 사기집단인 주식 리딩방의 불법 행위는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는 불법 행태는 미등록 투자일임 혐의다. 투자자 컴퓨터에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설치해주고 유사투자 자문업자 주문 내역과 연동된 주문을 실행해주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유사투자자문업체 660곳을 점검, 108곳에서 120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했다. 금융위원회는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자 지난해 말 특별사법경찰을 31명으로 확대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에도 특사경팀을 신설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활개치는데도 불법 행위 적발률은 매년 14% 정도에 그친다.
 

유사투자자문업자 불법혐의 적발현황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위는 유사수신행위 업체에 대한 강제조사나 감독 권한이 없다. 금감원도 법적으로 현장조사권과 자료 압류권이 없다. 이 때문에 유사수신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신고포상금 제도와 같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직접 신고가 있을 경우 사건을 검토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신고가 들어와도 유사수신업체가 금융위의 현장조사를 회피하거나 거부할 경우 기초적인 조사와 자료 확보도 할 수 없어 피해 예방과 확산을 방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B대형로펌 변호사는 "금융당국의 조사 권한을 확대하고 금융위 전문가들에게 직접 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주식시장 관리 감독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 7000억원...검찰·경찰·금감원·금융위 등 '협력'
보이스피싱 범죄는 2006년 첫 피해 사례가 국내에 신고된 이후 정부·민간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가 계속 증가해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19년 3만7667건 △2020년 3만1681건 △2021년 3만982건 등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신종 피싱 사기 피해금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7744억원에 달한다. 2019년엔 6398억, 2020년엔 70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동부지검은 이달 초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 합동수사단'(합수단)을 설치했다. 합수단은 검찰·경찰·금감원·방통위·관세청·국세청 등 모든 유관기관이 협력, 범정부적인 역량을 동원해 대대적인 합동단속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들은 신속한 피해금 환급을 통해 국민을 보호하고, 나아가 계좌추적을 통해 보이스피싱 일당에 대한 자금흐름을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경찰수사팀과 합동수사를 펼치고 압수수색이나 체포·구속영장을 신속히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수사개시 범위의 범죄는 직접수사를 하고, 송치된 사건의 기소와 재판, 국제공조수사 요청도 맡는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대포통장·대포폰 유통조직 수사, 범죄수익 환수, 해외 보이스피싱 사범 강제송환을 담당하고, 금감원과 방통위는 범행에 쓰인 계좌와 통신기기의 사용 중지 등 조치와 피해회복, 통신사 행정처분을 맡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급정지·채권소멸 절차 개시 후 피해금을 환급하는 방안과 피해금 계좌에서 자금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조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청·국세청은 자금 추적과 피해금 해외반출사범 수사, 조세포탈 조사, 범죄수익 환수 지원을 한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필리핀 등 보이스피싱 조직 해외 거점 국가 수사당국과 공조를 강화해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과 간부 등에 대한 합동수사와 수배자 검거, 강제송환, 해외 범죄수익 환수·박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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