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는 앞서 대선과 지선 전후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 배경에는 정치권의 '1기 신도시 특별법' 논의와 함께 1기 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촉구 목소리도 일조한 바 있다.
특히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단지들은 '분당재건축연합회'(분재연)를 결성하고 지난 3월 26일 '분당 재건축 촉구 궐기대회'를 개최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분재연, 2기 집행부 출범...방향성 재정립
19일 분재연에 따르면, 연합은 지난 9일 총회를 열고 2기 집행부를 공식 발족했다.
2기 회장직은 만장일치 추대를 통해 앞선 이종석 1기 회장(시범단지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장)으로부터 최우식 1기 추진본부장(상록우성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장)이 이어받았다. 또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의 기본 틀을 확정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다.
특히 연합은 이번 총회를 통해 '분당 내 각 단지의 재건축 추진을 위해 모인 사업적 목적의 단체'라는 정체성과 방향성을 재정립했다. 앞서 1기 집행부 시기 참여 단지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단지별로 의견이나 방향성이 갈렸던 것을 '교통정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분재연 참여 단지 역시 기존 45곳에서 36개 단지로 추려졌다. 일부 단지가 독립 행보를 택하면서다. 다만 현재 3개 단지가 추가로 분재연 참여 여부를 집행부와 협의 중이다.
◆활동 범위·역할 확대..."1기 신도시 5곳 전체의 목소리 모을 것"
최우식 분재연 신임 회장은 이번 2기 집행부 출범에 대해 "그간 분당 안에서 사업성이 적어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단지들을 모아 대표한다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2년 임기 동안의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앞서 분재연 결성 과정과 1기 집행부 활동 과정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분당 내 재건축 단지의 연합 합류를 설득했을 뿐 아니라, 총 2차례에 걸친 '분당 재건축 촉구 궐기대회'를 조직하고 분당을 지역구로 둔 현직 국회의원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분당갑)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분당을)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과 각 재건축 단지의 협의를 주도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당시 분당 아파트 단지들은 준공 연도가 25~29년 차를 지나고 있었어도 성남시의 도시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1기 분재연은 처음으로 분당 주민 40만명의 목소리를 전달해 단지 입주민의 구심점을 잡아주는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선 1기 활동의 가장 큰 성과로 지난 3월 말 진행했던 궐기대회를 꼽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당 주민들의 재건축 촉구 목소리를 시정과 지역 정치권에 어필한 결정적인 계기였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이어 "1기 때의 활동을 초석으로 삼아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이전까지는 분당 재건축 단지의 목소리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지역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 국토교통부 등 상위기관과의 협의와 합의, 소통을 담당하는 등 역할의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이를 위해 분재연은 두 가지의 계획을 준비 중이다. 우선 분당 주민들의 재건축 촉구 서명서를 각 상위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르면 다음 달 중 충분한 규모의 서명서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연내 두 번째 재건축 촉구 궐기대회도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 궐기대회에선 분당 신도시를 넘어 1기 신도시 5곳 전체(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군포 산본, 평촌 안양)의 목소리 전체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이르면 올가을이나 늦어도 올해 안에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향후 협의에 따라 구체적인 행사 형식은 기존의 궐기대회뿐 아니라 대형 포럼 등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그간의 활동을 통해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는 분당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미 1기 신도시 5곳의 여러 재건축 단지들과 협의 중이며 향후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1기 신도시 전체의 '재건축 촉구 대회' 개최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尹정부 '1기 신도시 특별법', 각 신도시 전체의 미래 계획을 포괄해야"
한편 분재연은 앞으로도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분당 신도시의 요구를 상위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지선에서 여야는 모두 준공 연한이 재건축 대상 단지에 해당하는 30년에 가까워지고 있는 1기 신도시에 용적률 상향 등의 재건축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의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국토부 산하 주택공급혁신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의 제정 방침을 명시한 상태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1기 신도시에만 재건축 규제 완화를 제공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를 준공 연한이 25~30년을 넘어선 전국의 신도시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분당 신도시의 모든 단지는 이미 입주 25년을 넘어 30년 차에 육박하고 있기에 사실상 해당 특별법이 요구하는 정비예정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한다"면서 "분당 주민들의 입장은 단순히 용적률 상한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분당 신도시 전체를 새 도시로 탈바꿈하는 마스터플랜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법이 향후 단순히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도시 정비의 개념을 담는 것을 넘어 도시 전체의 각종 인프라를 개발하고 이후의 도시관리 방안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순차 재정비 방안과 행정적인 인허가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요구했다. 분당 재건축 정비사업의 시작과 종료 시점에 대한 포괄적인 일정 로드맵을 정하지 않는다면, 단지들 사이의 재건축 경쟁이 붙어 주민들 사이의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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