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폭증했던 IT 전자기기 수요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 현상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서는 당분간 이어질 수요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예고했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일제히 중단하는 동시에 재고 건전화를 위한 경영 전략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 보류...IT 수요 감소, 반도체 업황 악화 탓
신호탄은 SK하이닉스가 쏘아올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청주 반도체 팹(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을 미루기로 했다.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애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4조3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을 대비해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착공을 위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이번 이사회의 보류 결정에 따라 착공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증설이 필요한 시점인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을 미루기로 했다.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투자 계획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애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4조3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을 대비해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착공을 위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이번 이사회의 보류 결정에 따라 착공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증설이 필요한 시점인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위기에 따른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반도체업계까지 덮쳐, 투자 계획을 미루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침체 등에 따른 IT 수요 둔화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3~8%)보다 낙폭 전망치가 더 커졌다. 원화 약세로 원자재값 등 수입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비용이 애초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증설 계획을 보류한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까지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전자기기 수요 감소를 고려해 내년 자본 지출을 16조원으로 25%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3~8%)보다 낙폭 전망치가 더 커졌다. 원화 약세로 원자재값 등 수입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비용이 애초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증설 계획을 보류한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까지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전자기기 수요 감소를 고려해 내년 자본 지출을 16조원으로 25%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도 보수적 투자로...10대 그룹 투자 계획, 한은 '빅스텝'으로 차질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 보류 결정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도 보수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 아무리 삼성전자라 해도 과감한 투자에 선뜻 나서기 힘들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투자 집행을 일단 보류하는 방식으로 대다수 대기업들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자 보류 여부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투자 계획 변동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속도 조절을 시작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올해 설비 투자액 계획을 기존 400억~440억 달러(약 52조7000억~57조9000억원)에서 400억 달러로 낮췄다. 올 상반기까지 투자액이 167억 달러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 증가와 재고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전해졌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도 당초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는 9월부터 신규 공장 등 설비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에서 “향후 몇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할 것”이라며 “신규 공장·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업종을 막론하고 그간 내놨던 과감한 투자 계획을 다시 살피고 있다. 앞서 국내 10대 그룹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하순 10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별로는 △삼성 450조원 △SK 247조원 △현대차 63조원 △LG 106조원 △롯데 37조원 △포스코 53조원 △한화 37조6000억원 △GS 21조원 △현대중공업 21조원 △신세계 20조원 등이다. 이 중 국내 투자 계획은 전체 중 87%인 928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최근 한국은행이 빅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들 그룹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이자가 계속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간 대표적인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앞서 예고한 1조7000억원 규모 미국 배터리 단독 공장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회사 측은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비가 급등해 투자 시점과 규모, 내역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스마트폰·PC·가전 등 세트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패널·부품업계까지 투자 계획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BOE와 CSOT, LG디스플레이 등 패널업체 최근 월평균 공장 가동률은 지난달 70%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직후인 2019년 2월(77%)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출하량 목표를 대거 낮추며 LCD 패널 주문도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부품 발주도 줄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나 카메라모듈 등 부품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MLCC 재고는 2분기에 90일 치 이상 쌓이며 가격이 3~6% 하락했다. 삼성전기가 MLCC를, LG이노텍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주로 생산하는데 최근 이들 기업도 앞서 예고한 투자 계획을 손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말 국내 대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 중 28%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금융권 자금 조달 환경 악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속도 조절을 시작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올해 설비 투자액 계획을 기존 400억~440억 달러(약 52조7000억~57조9000억원)에서 400억 달러로 낮췄다. 올 상반기까지 투자액이 167억 달러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 증가와 재고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전해졌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도 당초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는 9월부터 신규 공장 등 설비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에서 “향후 몇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할 것”이라며 “신규 공장·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업종을 막론하고 그간 내놨던 과감한 투자 계획을 다시 살피고 있다. 앞서 국내 10대 그룹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하순 10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별로는 △삼성 450조원 △SK 247조원 △현대차 63조원 △LG 106조원 △롯데 37조원 △포스코 53조원 △한화 37조6000억원 △GS 21조원 △현대중공업 21조원 △신세계 20조원 등이다. 이 중 국내 투자 계획은 전체 중 87%인 928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최근 한국은행이 빅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들 그룹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이자가 계속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 계획 재검토에 들어간 대표적인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앞서 예고한 1조7000억원 규모 미국 배터리 단독 공장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회사 측은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비가 급등해 투자 시점과 규모, 내역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히 결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스마트폰·PC·가전 등 세트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패널·부품업계까지 투자 계획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BOE와 CSOT, LG디스플레이 등 패널업체 최근 월평균 공장 가동률은 지난달 70%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직후인 2019년 2월(77%)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삼성·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출하량 목표를 대거 낮추며 LCD 패널 주문도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부품 발주도 줄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나 카메라모듈 등 부품업계도 타격이 예상된다. MLCC 재고는 2분기에 90일 치 이상 쌓이며 가격이 3~6% 하락했다. 삼성전기가 MLCC를, LG이노텍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주로 생산하는데 최근 이들 기업도 앞서 예고한 투자 계획을 손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말 국내 대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 중 28%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금융권 자금 조달 환경 악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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