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 후폭풍] ① 외화 차입금 많은 항공‧해운 재무 리스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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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7-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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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 단행이 유력시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 평가했지만, 이미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16조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앞으로도 대규모 외화 유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한 강달러 현상은 최고조에 달해 기업 이자 부담 가중과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상회하고 있다. 15년 만에 1320원을 돌파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미 금리 역전이 이뤄지면 1400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금리 역전은 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불안정성과 맞물리면서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미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입물가가 대폭 상승, 올해 상반기 103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6년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다. 금리 역전 이후에는 강달러 현상이 더욱 심해져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업계는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자체 해법 모색이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수출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D램 가격은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약 20%나 폭락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하면서 이러한 업황 부진을 간접적으로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거시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을 지켜보는 등 설비투자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과 해운은 타 업종보다 외화 차입금이 많아 이번 금리 역전에 가장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은 유류비나 항공기 리스료, 정비 등 영업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코스피 상장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티웨이항공으로 7350%에 이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평균 시장금리가 1%p 오르면 각각 연간 450억원, 328억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해운 산업 역시 글로벌 선주들의 금융자금을 모아 발주에 나서는 업종 고유 특성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다. 더욱이 경기 위축으로 물동량 감소까지 이뤄진다면 그동안 누렸던 코로나 특수까지 사라질 수 있다. 

완성차 업계도 강달러가 이종통화 약세를 부추기면서 핵심 수출지역인 유럽을 비롯해 신흥국의 수요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신흥국은 환율 취약성이 두드러져 자본 유출로 인한 경기 둔화까지 점쳐지는 등 완성차 수요 감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수요 증가로 호황을 보였던 철강 산업은 국제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가 뚝 떨어질 수 있다. 이미 중국 저가 재고가 쌓이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강달러를 부추겨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도가 더욱 커져 외국인 자본유출과 원자재 가격 급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정부는 한·미 통화 스와프 재개 등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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