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밖 MZ 정치인...이준석·박지현, 기회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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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2-07-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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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경찰조사 지연...당원 간담회는 지속

  • 박지현 "어대명 선거, 민주당에 도움 안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징계로 직무 정지를 당한 이후 잠행 중인 이준석 대표가 광주 무등산 방문 사실을 지난 13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를 대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정치인들이 '기성정치의 벽'에 막혀 위기에 직면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성 상납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주류 정치인과의 마찰로 당 대표 출마가 좌절됐다.

이들은 각각 역대 최연소 당 대표와 최연소 공동비대위원장이라는 타이틀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한 달여의 시간 동안 당 안팎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며 결국 국회 밖으로 밀렸다. 

◆경찰 조사가 변수...이 대표는 '장외 정치'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정계 복귀 여부를 결정 짓는 가장 큰 변수는 경찰 조사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핵심 참고인(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이 지금 수감돼 있는 관계로 조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이에 당 윤리위 징계로 사실상 당 대표로서의 직무를 내려놓은 이 대표가 여론을 결집할 시간을 벌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 대표 대신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기 전당대회가 개최될 것이라고 크게 확신하고 있었지만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지연되면서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면서 청년 당원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전국 순회 당원 만남'을 하겠다며 활동 재개를 알렸다. 이후 창원(16일), 부산(17일) 등을 방문해 2030 청년 지지층을 만나는 등 당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강원도 춘천 닭갈비 골목에 위치한 한 식당을 찾아 2030 당원들과 닭갈비에 막걸리를 곁들이며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를 두고 "강원도를 5번이나 방문해 선거운동도 많이 도와줬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마음이 아프다"며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이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윤리위의 처분에 대해 자신이 '억울한 것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한 지역 언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염동열·김성태 당원권 3개월 정지에 이준석 "억울한 것 없다"'는 제목의 강원일보 기사를 공유한 뒤 "기사에서 왜 이런 제목과 내용이 나왔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강원일보는 윤리위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성태·염동열 전 국회의원에게 '당원권 3개월 정지'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억울한 부분은 없다. 윤리위의 현명한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표가 윤리위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가 변수로 떠올랐다고 해도 이 대표의 정계 복귀가 무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당내 주류 세력과 줄곧 마찰을 일으키며 다수의 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정계 앙숙'으로 불리는 안철수 의원은 물론 장제원 의원, 권 원내대표 등 당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친윤(친윤석열) 그룹 실세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현재 그는 전국을 돌며 장외전을 위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에서 반대세력이 많은 이 대표가 단기간에 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결과에 승복...이재명 비판은 이어가 

박 전 위원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는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인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실시 전인 5월 25일 민주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대선 당시 했던 약속대로 같은 지역구 4선 이상 의원들은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내 586 정치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비공개회의에선 회의장 밖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성이 오갔고,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전해철 의원,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과 갈등을 빚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에게게는 피선거권이 없다. 그러나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지난 15일 국회 정문 앞 보도블록 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소통관 기자회견장은 현직 국회의원 또는 당 대변인만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을 대신해 기자회견장을 대관하고 함께 배석할 국회의원은 없었다. 당 내 우군이 없었던 그는 결국 국회 경내 밖에서 기자회견을 해야 했다.

지난 18일에는 국회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지만 선관위 관계자는 접수가 불가하다는 취지로 난색을 표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태도는 부당한 '문전박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결국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성정치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알았다. 기득권에 굴종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에서 청년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도 알았다"며 결과에 승복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민주당의 시간이다. 과거냐 미래냐 갈림길에 섰다.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선거는 혁신이 필요한 민주당과 대선 승리가 절실한 이재명 의원께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의원에 대한 비판을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여부가 관건이지만 정계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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