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같은 학교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건을 두고 “성범죄로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대구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A씨(30대)가 같은 학교 남학생 B군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신고는 해당 교사의 남편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교사가 관련 학생의 성적 조작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 부분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지난 26일 KBS ‘크리스탈마인드’에 출연해 “(B군이) 고등학생이라 만 18세까지 보호하는 아동복지법이 적용되지 않는 이상 성범죄로는 처벌하기 어렵다”며 “아동복지법상 성 학대가 가장 처벌 수위가 높지만 재판부 판례를 보면 아동복지법을 잘 적용 안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재 아동복지법상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특히 이 교수는 A씨에게 형법상 성범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죄에 따르면 만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를 간음 또는 추행한 19세 이상의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받는데, B군은 형법에서 보호하는 미성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교수는 “폭력이나 협박, 강압으로 성관계를 맺은 게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강간 요건은 동의(여부)가 아닌 폭력이나 협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A씨가 B군의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때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학교생활기록부 수행평가를 담보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A씨가 성적을 조작했다면) 이 사건은 5년 이하의 징역,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업무방해로 징역형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