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퍼니가 숨겨 둔 64타 보물 찾은 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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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7-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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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리 퍼니가 설계한

  • 스코틀랜드 링크스서

  • 마법의 64타 때려

  • 2R 강풍 버티기 돌입

최혜진이 1883년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윌리 퍼니가 설계한 코스(던도널드 링크스)에서 64타(8언더파)를 때렸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이셔에 위치한 던도널드 링크스에서는 64타를 우승으로 가는 마법이라 부른다.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64타를 때린 최혜진(오른쪽)과 그의 캐디. [사진=LET]

◆ 라파 카브레라 베요를 우승으로 이끈 64타

라파 카브레라 베요는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를 주 무대로 삼는 스페인 선수다.

2009년 오스트리아 골프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스페인 오픈에서 우승하며 통산 4승을 쌓았다.

4번의 우승 중 롤렉스 시리즈 우승은 2017년이 처음이다. 

당시 우승했던 대회는 애버딘 애셋 매니지먼트 스코티시 오픈이다.

이 대회가 열린 코스는 던도널드 링크스였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스코티시 오픈을 단 한 번 개최한 곳이다.

카브레라 베요는 본 대회 예선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1라운드 70타(2언더파), 2라운드 72타(이븐파)를 기록했다.

간신히 커트라인(합격선)을 넘었다. 그러나 본선이 시작되면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3라운드 69타(3언더파)에 이어 4라운드 64타(8언더파)를 때렸다.

합계 275타(13언더파)로 칼럼 싱크윈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때부터 이 코스는 64타를 우승으로 가는 마법이라 불렀다.
 

최혜진을 추격하는 리디아 고. [사진=LET]

◆ 윌리 퍼니가 숨겨 놓은 보물

7월 2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트러스트 골프 위민스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가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진행됐다.

이 대회는 영국 스코틀랜드 걸랜의 뮤어필드에서 처음 열리는 AIG 위민스 오픈의 전초전이다.

좋은 성적을 위한 관건은 스코틀랜드 링크스 적응이다. 언듈레이션과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조경에 집중해야 한다.

바람은 다르다. 글래스고 근교의 던도널드 링크스의 바람은 클라이드 만에서 불어오고, 에든버러 근교의 뮤어필드는 북해에서 불어온다.

이 코스는 1883년 영국 스코틀랜드 머셀버러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윌리 퍼니가 설계했다.

퍼니는 세인트앤드루스에서 태어났고, 글래스고에서 생을 마감했다.

다양한 코스를 설계하고, 세인트앤드루스와 로열 트룬의 올드 코스를 변경한 실력자다.

반면 골퍼로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1873년부터 1906년까지 디 오픈에 출전했지만, 두 번째 우승을 쌓지 못했다.

평생 1승(1883년)만을 보유했다. 준우승은 4번(1882년, 1884년, 1890년, 1891년)이다. 4차례의 준우승에서는 항상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준우승 기록을 살펴보면 '하루만 잘 쳤으면 결과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마법의 64타는 퍼니가 코스에 숨겨둔 보물이 아닐까.
 

그린을 노리는 최혜진. [사진=LET]

◆ 대회 첫날부터 보물 찾아버린 최혜진

대회 1라운드에서 최혜진이 퍼니가 숨겨둔 보물상자를 덜컥 열어 버렸다.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으로 가는 64타를 때렸다.

최혜진은 오전 조로 출발했다. 오전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 등 기상 상황이 좋았다. 스코어카드(기록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최혜진은 11번 홀 첫 버디를 시작으로 14·15·18번 홀에서 버디를 적었다.

전반 9홀 4타를 줄인 최혜진은 3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5번 홀 이글을 기록했다.

심한 언듈레이션의 그린에서도 침착했다. 쉽지 않아 보이는 내리막 라인을 타고 홀 속에 공을 넣었다. 주위 선수들이 더 좋아했다.

7번 홀부터 9번 홀까지는 거푸 버디를 낚았다. 정확한 어프로치에 이어 퍼트까지 거침없었다.

64타를 기록했다. 퍼니가 숨겨 놓은 보물을 카브레라 베요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았다.
 

아이언 스윙 후 타구 방향을 바라보는 안나린. [사진=LET]

◆ 이제 남은 것은 강풍·추격자로부터 보물 지키기

지난해 퀄리파잉(Q) 시리즈 8위로 LPGA 투어에 진출한 신인 최혜진은 지난 15번의 경기에서 상위 10위에 8번 안착했다. 우승이 없어서 아쉽지만, 좋은 흐름이다. 최고 순위는 3위(US 위민스 오픈).

당시 1라운드 이븐파로 지지부진하던 최혜진을 선두권으로 끌어 올린 점수가 바로 2라운드 64타다. 이날 때린 64타는 그에게도 기분 좋은 점수다.

라운드를 마친 최혜진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이런 스타일의 코스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근데 오늘은 바람도 없고 샷이 정말 잘 됐다. 남은 사흘 동안 스윙을 기분 좋게 유지하고, 집중하겠다."

최혜진은 2라운드 오후 1시 59분(현지 시각)에 출발한다. 오후 조다. 이 코스에서는 늦은 오후 만에서 불어오는 강풍을 조심해야 한다. 2라운드를 버텨야 생애 첫 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추격자도 만만치 않다. 셀린 부티에, 리디아 고, 릴리아 뷰가 65타(7언더파)로 바짝 뒤쫓고 있다.

리디아 고는 "참을성 있고, 침착하게 접근했다. 조 편성도 좋았다"고 말했다.

Q시리즈 합격 동기 안나린과 AIG 위민스 오픈 우승자 조지아 홀은 66타(6언더파) 공동 5위에서 추격 행진을 잇는다.

안나린은 "샷 컨디션이 좋다. 어프로치를 실수하면 공이 그린 위에서 동서남북으로 흘러 내려간다. 세이브할 수 있는 샷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홀은 "링크스 코스답다. 정말 힘든 홀도 있다. 바다에 가까워지면 샷을 시각화하기 쉽다. 코스 공략을 즐기고 있다. 1라운드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김효주는 호주 동포 이민지 등과 67타(5언더파) 공동 7위에서 최혜진의 등을 보고 달린다.

김세영과 지은희는 69타(3언더파) 공동 18위, 양희영, 고진영, 김아림, 이정은6, 전인지는 70타(2언더파) 공동 32위, 최운정은 71타(1언더파) 공동 49위, 강혜지는 72타(이븐파) 공동 64위에 위치했다.

이 대회의 합격선은 70위까지다. 2라운드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73타(1오버파)를 때린 박인비와 김인경, 74타(2오버파)를 기록한 신지은, 76타(4오버파)에 그친 이정은5에게는 주황색 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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