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김건희] '지인 동행' 논란 이후 27일 만에 공식석상 등장한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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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2-07-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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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란 생기면 '두문불출'식 대응…제2부속실 필요성 대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제1번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바다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해양 강국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경제 강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진수식 축사를 통해 "국민들께서 바다에서 안전하게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강력한 해양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수식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정부·군 주요 직위자, 국회의원, 방산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축사, 진수와 안전항행 기원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진수식의 하이라이트인 '진수 도끼질 퍼포먼스'에서 김 여사는 함정에 연결된 줄을 잘랐다. 김 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 순방 이후 두문불출하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영국 군함 진수식을 주관하면서 여성이 주관하는 전통이 수립됐다"고 설명했다.

◆나토 동행 이후 27일 만에 공식석상 등장한 김건희

김 여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나토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일 공항 일정을 끝으로 공개 행보를 멈췄다. 윤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씨가 동행하면서 '지인 동행'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다.

A씨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동승하고 대통령 내외가 묵었던 마드리드 숙소에도 함께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국기 문란'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나라의 영부인이 공식적인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대동하고 국무를 봤다. 이것은 국가의 기강에 관한 문제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런 게 가능하다면 해외에 가서 무보수로 일하고 항공료와 호텔비를 내달라고 요청할 국민들이 엄청 많을 것이다. 이 일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만약 문재인 정부 때 김정숙 여사께서 이렇게 지인을 데리고 갔다면 온 언론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으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온갖 극비 일들이 다뤄지는데 이렇게 등록되지 않은, 신원 조회도 하지 않은 민간인을 지인이라고 데리고 갔다? 차라리 2부속실을 만드는 게 낫다"며 "저는 이 문제를 국회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고,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자신을 오랫동안 지원했던 믿을 만한 사람 아니었나"라며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무슨 보수를 받았나. 그런데 국정농단 사건이 생기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지인을 쓰고, 대동하고 다니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영부인의 문제는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해서 따져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거듭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도 "국가의 기본과 상식이 무너졌다.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순방길에 아무런 권한도, 자격도 없는 민간인이 동행했다"며 "단순 동행이 아닌, 사전답사를 다녀오고 선발대로 출발했다고 한다. 대통령 부부가 묵는 숙소, 동선, 어디서 누구를 만날지를 사전에 준비하는 일부터, 선발대로서 현지 최종 점검까지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 생기면 '두문불출' 대응…제2부속실 필요성 대두

김 여사는 대선 기간 동안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여사가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 선 것은 지난해 12월 26일 '허위 이력 논란' 해명 기자회견 때였다.

통상 대선 후보의 배우자는 '내조 정치'를 내세워 후보자의 대선 일정을 함께하거나 개별적으로 일정을 진행한다. 그러나 김 여사는 대선 기간 내내 거론된 '배우자 리스크'의 장본인으로 비공개 활동 위주의 조용한 내조를 이어갔다.

'배우자 리스크'가 불거진 계기는 허위 경력 기재다. 논란이 거듭되자 김 여사는 역대 대통령 후보 배우자 사상 첫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 여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 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김 여사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논란이나 비판이 생기면 '두문불출(杜門不出)'식 대응으로 일관해 온 셈이다.

당시 김 여사는 한 달여 만인 올해 1월 23일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포털에 자신의 이력 등 프로필을 등록했다. 이에 설 연휴를 기점으로 활동을 시작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공개 행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영부인이 된 이후 일부 기간 동안에는 이른바 '광폭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의 부인과 오찬을 갖기도 했고, 전직 대통령들의 배우자를 예방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둘러싸고 '제2부속실' 부활에 대한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윤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김 여사가 행보에 관심이 커지면서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힘을 받고 있어서다. 제2부속실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폐지됐으나 최근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연일 잡음을 일으키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김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당시 공식 수행원이 아닌 지인이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부속실 설치 여부는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대통령실이 확보하지 못한 사진 자료가 김 여사 팬클럽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고,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전직 직원이 대통령실에 채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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