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은행은 '주택시장 리스크 평가(BOK 이슈노트)'를 통해 "최근 주택시장 여건을 살펴보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지만 하방 요인이 다소 우세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주택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오름세가 크게 둔화된 이후 보합세를 지속하다 최근 들어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주요 하방 요인으로는 주택 가격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 차입 여건 악화 등이 꼽혔다. 한은은 이 같은 여건 악화 속에 주택가격 하방 압력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용 한은 차장은 "소득, 임대료와 비교한 주택가격은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했다"면서 "정부 역시 지난 7월부터 시행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방 요인으로는 △정부의 보유세 완화 △정비사업 규제 완화 가능성 △신규 공급 부족 등이 언급됐다. 실제 정부는 지난 6월 1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영향을 미쳤던 주택 공급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택가격 하락 위험 정도는 지역에 따라 차이 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이 우리나라 주택가격 하락 위험을 분위패널회귀모형(HaR) 분석방법을 통해 평가한 결과 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 시 전국 17개 지역 중 세종시 집값이 1년 후 3.9% 하락하는 등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대전(-2.4%), 경기(-2.1%), 대구(-1.9%), 인천(-1.6%) 등 순으로 하락 폭이 컸고 서울은 -1.2% 수준으로 예측됐다. 반면 광주와 제주는 각각 0.3%, 0.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차장은 다만 "주택가격은 금리 외에도 자금 조달 여건, 주택 수급 상황, 정부 정책, 기대심리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며 "이처럼 여러 변수에 따라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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