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 파동으로 국민의힘 지도 체제는 변화 국면이 불가피해졌다. 대통령 문자 메시지 내용에서 ‘내부 총질한 대표가 바뀌어서’라는 내용을 보아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은 ‘이준석 대표 복귀 반대’ 의사가 분명해졌다. 당 중앙윤리위의 석연치 않은 징계를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이 주도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이 대표 체제를 원하지 않는 것만은 확실해졌다. 엄지척 이모티콘이 들어가 있는 문자 파동의 결과로 국민의힘은 권성동 체제 역시 불가능해졌다. 권 원내대표 리더십은 대통령과 문자 교환으로 인한 파동뿐만 아니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 과정에서 섣부른 협상 그리고 최근 ‘공무원 시험 합격은 권성동’ 논란에 이르기까지 너덜너덜해진 누더기가 돼 버렸다. 권성동 체제로 당 지지율과 경쟁력 회복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미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를 당할 때부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친윤 대표 체제 구축은 기정사실화된 계획으로 볼 수 있다. 국민 여론 또한 다르지 않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7월 9일 실시한 조사해 다음 날(10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전당대회를 개최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가 41.8%,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 한다’가 28.6%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징계를 받고 나면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하는 데 있어 과정일 뿐인지 궁극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권 원내대표는 내년에 전당대회를 해야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 그래서 당분간 자신의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겠다는 욕심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공개 파동으로 권성동 체제는 물 건너 갔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 최고위원들의 사퇴가 이어지고 당내 여론이 위기 상황으로 인식되면 비대위를 거친 후 조기 전당 대회로 이어지게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