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손상돼 폐기한 돈 1.1조…쌓으면 에베레스트 6배

부적절한 보관으로 손상된 은행권[사진=한국은행]

올해 상반기 불에 타거나 찢어지는 등 손상돼 폐기된 화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 손상 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폐기한 손상 화폐는 1억 9166만 장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억2310만 장)보다 14.1%(3144만 장)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1조1566억 원 수준이다.

상반기 폐기된 지폐를 낱장으로 쌓으면 총 53.4㎞에 이르는데, 이는 에베레스트산(8849m) 높이의 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96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폐기된 주화(동전) 역시 2223만 장으로 파악됐다. 금액으로는 25억 원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폐기화폐 감소세에 대해 "비현금 지급수단 발달, 비대면 거래 확대, 연초 코로나 확산세 심화 등에 따른 은행권 회수 부진 등 영향으로 감소했다"며 "주화 역시 전년 상반기 일시적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이 9300만장으로 전체의 54.9%를 차지했고 1000원권이 6500만장(38.7%)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5000원권과 5만원권이 각각 860만장(5.1%), 230만장(1.4%) 순이었다. 동전 가운데는 10원짜리가 950만 개로 전체의 42.9%를 나타냈고 100원화 560만장(25.2%), 50원화 370만장(16.5%), 500원화 340만장(15.4%) 순으로 파악됐다. 

주요 손상 사유로는 화재로 불에 타거나 물에 젖어 손상된 경우,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 방법에 의한 경우가 상당수였다. 실제 경남에 사는 배 모씨는 창고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 1847만 원을 교환받았다. 또한 대구에 사는 김 모씨는 빈 화분에 지폐를 보관하던 중 물에 젖어 손상된 2900만원 상당을 교환받았다. 지폐 뿐 아니라 훼손된 동전도 교환이 가능하다. 인천에 사는 장 모씨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수거한 66만2000원 상당을 교환받았다.

한은 측은 "원래 면적의 4분의 3 이상 남아있다면 액면 금액 전액을, 원래 면적의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액면 금액의 절반을 받을 수 있다"며 "남아있는 면적이 원래 면적의 5분의 2 미만일 경우 무효로 처리되는 만큼 원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