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 시동이 걸린 자동차주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대장주인 현대차는 연초 수준인 주가 20만원 탈환을 목전에 뒀고 관련주 대부분이 올해 낙폭을 대부분 회복한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될 전망인 만큼 자동차주에 호평을 쏟아내는 중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자동차 지수는 1953.29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6일 종가(1708.82) 대비로는 14.31%(244.47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KRX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지수 상승은 구성종목 내 시가총액 1위인 현대차가 견인하는 중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17만2500원에서 19만6500원으로 13.91%(2만4000원) 급등하며 2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1월 21일 종가(20만원)를 마지막으로 20만원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KRX 자동차 구성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강세를 시현하는 중이다. 7월 6일부터 이날까지 주요 종목들의 상승률은 △기아 7.82% △현대모비스 18.96% △한온시스템 11.51%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15.83% △만도 25.77% 등이다. 이에 따라 KRX 자동차 지수의 상장시가총액은 105조4632억원에서 119조5071억원으로 14조원 이상 급등했다.
질주하는 자동차주의 핸들을 잡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7월 6일부터 지난 3일까지 현대차 주식 2927억22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에 이어 네번째다. 현대모비스와 기아도 각각 908억7800만원, 838억5400만원어치 순매수하면서 10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주가 반등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훼손 완화 조짐이 지목된다. 차량용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실적 부진 우려가 자동차주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데 최근 곳곳에서 공급망 압력 완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옥스포드이코노믹스가 개발한 미국 공급망 압력 지수는 지난 3월 17.1로 고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완성차 업체의 7월 도매판매는 현대차가 32만5999대, 기아가 25만79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6.3% 증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 판매가 부진했지만 실질 수익성 측면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시장"이라며 "선진 시장의 도매 판매는 양호했고 생산 회복에 따라 수출 판매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공급 충격 장기화와 소진된 재고가 한계에 달함에 따라 비탄력적인 공급 회복과 낮은 재고 수준은 지속될 것"이라며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이어지면서 완성차 업체 주도의 업종 전반 이익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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