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선 다누리, BLT 궤적 진입 성공...135일 여정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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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8-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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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 뒤 방향 설정 위해 추력기 가동...9월 2일 라그랑주 포인트에 도착

  • 지구 방면으로 방향 전환 후 12월 달 궤도 진입...임무궤도 올해 말 안착

8월 5일 오전 8시 8분, 달 궤도선 다누리가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사진=스페이스X]

 
달 궤도선 다누리가 탄도형 달 전이(BLT) 궤적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은 지난 6월 누리호 발사를 통해 우주로 향하는 길을 연 데 이어, 우주 탐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으면서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궤도선 다누리가 오후 2시(한국시간)를 기준으로 BLT 궤적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이날 오전 8시 48분께 고도 약 703㎞ 지점에서 팰컨9 발사체와 완전히 분리했으며, 9시 40분께 호주 캔버라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 심우주 안테나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당초 9시 10분 정도에 교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상에서 한국과 호주의 통신이 매끄럽지 못해 자료 수신이 지연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수신한 위성 정보를 분석한 결과, 다누리는 정상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태양전지판을 완전히 전개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탑재 컴퓨터를 포함한 장치 간 통신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각 장치의 온도 역시 정상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누리가 올라탄 BLT 궤적은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찾아낸 길이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 등 다른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최소한의 연료로 이동할 수 있다. 발사 후 달에 가기까지 약 4개월 반이나 걸리지만, 달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진다.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을 향해 직접 탐사선을 발사하면 2~3일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연료 소모가 크다. 가속도를 높이는 데는 물론, 달 궤도 안착을 위한 역추진에도 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BLT 방식은 155만㎞라는 먼 거리를 중력에 이끌려 유영하듯 달로 날아간다. 정해진 시기에 최대 9번까지 궤도수정을 위해 추력기를 작동할 계획이다

다누리는 이틀 뒤인 7일 오전 10시경 추력기를 사용해 방향을 일부 조정할 전망이다. 이후 연로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 방면으로 태양과 지구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포인트로 이동한다. 이후 9월 2일 다시 추력기를 작동해 지구 방면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다누리는 약 4개월 반 동안 항행 기간을 거쳐 올해 12월 중순 달 궤도에 도착하고, 12월 말까지 달 임무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임무 궤도에 안착하면 2023년 1월부터 달 상공 100㎞의 원형 궤도를 돌며 약 1년간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이 8월 5일 오후 브리핑을 마치고, 김성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소장과 다누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앞으로 남은 주요 고비에 대해 "우선 이틀 뒤 처음 추력기를 통해 방향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9월 2일에도 방향을 전환한다. 이 작업을 마쳐야 이후 세밀한 추가조정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달 궤도 진입 및 임무 궤도 안착 과정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관제해야 한다. (다누리 임무에서) 모든 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누리에는 현재 6개의 탑재체가 실려있다. 이 중 고해상도 카메라는 오는 2031년 추진될 달 착륙 후보지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주요 후보지에 대해서는 두 개의 카메라를 조금씩 다른 각도로 조정해 촬영하고, 고도 정보도 수집할 계획이다.

다누리에는 우주 인터넷을 위한 장비 역시 탑재돼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무선 인터넷으로 파일을 전송하고,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등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이번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경우 향후 심우주 통신은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031년 우리 힘으로 개발한 차세대 발사체를 통해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을 구성해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차관은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처음 제작한 달 궤도선으로 누리호 개발과 더불어 우주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다누리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다누리의 임무 운영을 통해 얻은 과학 데이터는 향후 우리나라의 달 과학 연구에도 크게 기여함은 물론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다누리는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 한국은 다누리 개발을 통해 심우주 항행에 필요한 BLT 궤도운영능력을 확보하고,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으며, 심우주 통신에 필수적인 직경 35m의 대형 심우주 통신용 안테나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향후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기반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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