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을 공언한 윤석열 정부는 지출 증가율을 5% 수준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출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7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630조~640조원대로 편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지출 증가율을 5% 수준으로 맞추려는 계획이다.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원)을 기준으로 정부가 5% 올린다고 가정하면 내년 예산은 638조원 수준이 된다. 이전 정부에서 편성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른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5.5%)을 대입하면 약 641조원이다.
총지출 증가율이 5%대로 확정될 경우 박근혜 정부였던 지난 2017년 총지출 증가율(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문재인 정부의 연평균 지출 증가율(8.7%)과 비교하면 3%포인트 이상 낮아지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임기 첫해는 각종 공약에 따른 예산 소요가 많아 지출 증가율을 낮추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편성했던 예산과 문재인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복지 관련 예산, 한국판 뉴딜 예산을 구조조정 1순위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런 원칙을 내년 예산안부터 즉시 적용하기로 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재량지출은 정책적 의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를 어느 정도 조정 가능한 예산을 의미하는데, 올해 본예산 중 절반가량인 304조5000억원이 재량지출에 해당된다. 재량지출의 최소 10% 이상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30조원 이상을 절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긴축재정을 선언했다.
정부는 연말 기준 5.1%로 예상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수준을 3% 이내로 감축하기로 했다. 연말 기준 49.7%인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대 중반에서 통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5년간 국가채무 비율 증가 폭인 14.1%포인트의 3분의 1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재정 적자 폭을 매년 10조~20조원가량 줄여나가야 한다. 기재부가 지난달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7월호)'에 따르면 5월 누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0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연말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 적자를 5년 내 60조원대로 절반 가까이 줄여 전 정부에서 연평균 11%에 이르는 비정상적인 지출 증가율을 정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가채무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5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018조8000억원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하면 채무는 1037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939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5개월 만에 100조원이 더 늘었다.
정부는 연말까지 국가채무가 106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취임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00조원 이상 불어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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