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솔은 8월 7일 제주의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제9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9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67타(5언더파)를 때렸다.
합계 274타(14언더파)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6200만원.
4라운드. 8000명의 갤러리가 한라산을 바라보며 대회장을 배회했다.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가득 메웠다. 엘리시안 제주에서 탄생하는 우승자를 목격하기 위해서다.
최예림은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지난 사흘간 "매 라운드 첫날처럼 하겠다. 공격적이면 안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말처럼 행동했다.
전반 9홀에서는 버디 2개(4·8번 홀)를 기록했다. 순조롭게 우승으로 가나 싶었다. 11번 홀에서는 보기를 범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흔들리지 않았다.
지한솔이 12번 홀 보기를 기록했다. 최예림의 우승이 확정되나 싶었다. 기상 상황이 바뀐 것은 15번 홀부터다. 쨍하던 하늘에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었다. 해는 구름 뒤로 숨기 바빴다.
리더보드(순위표) 기류도 마찬가지로 바뀌었다. 지한솔이 15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핸디캡(난도) 1번인 17번 홀까지 버디를 기록했다. 17번 홀은 지난 사흘간 버디를 기록하지 못했던 곳이다.
두 선수는 18번 홀에서 진검승부를 펼쳤다. 티잉 구역에서 지한솔은 230야드(210m)를 날렸다. 페어웨이 중앙에 공이 떨어졌다. 최예림은 흔들렸다. 좌측 페어웨이다.
두 번째 샷 상황. 지한솔이 날린 공이 136야드(125m)를 날아가 깃대를 맞고 떨어졌다. 0.4야드(30㎝) 거리. 완벽한 샷이다. 최예림은 이 샷을 보고 흔들렸다. 11.8야드(10m) 거리의 그린 프린지(주변부)에 공이 떨어졌다. 최예림이 먼저 시도했다. 버디 기회는 홀을 외면했다. 파.
생애 첫 승과 전 라운드 1위 우승이 모두 물거품 됐다. 최예림은 당황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도전한다는 당찬 표정을 지었다.
첫 승은 2017년 ADT캡스 챔피언십, 두 번째 우승은 2021년 E1 채리티 오픈이다.
두 대회는 모두 사흘 일정으로 198타를 쌓았다. 이번 대회 성적은 274타다. 나흘 대회에서 처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한솔의 우승에 동료들이 그린으로 뛰어나와 물세례를 퍼부었다. 지한솔은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함은 덤이다.
이어 지한솔은 "18번 홀 125m가 남았었다. 9번 아이언을 가장 좋아한다. 스윙 후 '역시 9번 아이언이다. 됐다. 내 것이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우승 이후 지한솔에게는 목표가 생겼다. 시즌 다승과 메이저 우승이다. 다승 시 후원사(동부건설)가 선수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한다. 이에 대해 지한솔은 "다승을 하고 싶다. 최근 시즌 2승을 거둔 조아연이 받는 것을 봤다. 부럽다"고 이야기했다. 메이저 우승에 대해서는 "한화…"라며 말을 줄였다.
지한솔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대상 포인트 3위(384포인트)로 1계단, 상금 순위 6위(4억5698만4666원)로 7계단 상승했다.
한편 우승권에서 멀어진 박현경은 278타(10언더파)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러나, 실타래가 풀려가는 느낌이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1승, 프로 신분으로 1승을 거둔 유해란은 280타(8언더파) 4위로 강한 면모를 유지했다.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시즌 2승을 쌓은 조아연, 신인상이 유력한 이예원, 디펜딩 챔피언 오지현은 281타(7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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