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2010년과 2011년 강남 침수 사태 악몽이 연 이틀 재현됐다. 80년 만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진 뒤 9일 지하철 일부 열차 노선은 운행 중단 후 오후 2시쯤 운행을 재개했다. 동작역 등 일부 역은 여전히 무정차 운행을 하고 있다.
물 폭탄을 맞은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거리에는 물이 빠졌음에도 계속되는 비에 전날 침수된 차들이 그대로 거리에 방치된 상황이다.
시간당 30㎜ 내외 강한 비···서초구에서 4명 실종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0분 기준 수도권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북부와 강원 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3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강한 비구름대가 동서로 길고 남북 폭이 좁아 비가 내리는 동안 지역별 강수량 차이가 크겠다"며 "이동 속도가 느려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지역별 강수량은 △여주 419.5㎜ △양평 408.0㎜ △경기 광주 402.5㎜ △서울 168.4㎜ △횡성 275.0㎜ △홍천 212.0㎜ △평창 207.0㎜ △원주 190.0㎜ △철원 장흥 192.5㎜ △제천 124.5㎜ △서산 119.5㎜ △태안 108.0㎜ △단양 77.0㎜ △충주 74.5㎜로 집계됐다.
이번 폭우로 인한 서울과 경기·인천 일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관내에서만 폭우로 최소 4명이 실종돼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지하상가 통로나 음식점, 빌딩 등에서 실종된 사람들 신원조차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실종자가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망자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자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 부상자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경기 전역으로 산발적인 피해가 있는 상황"이라고 "계속 구조 활동 중이고 집계 상황은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했다.
지하철 9호선 운행 재개했지만···동작역 등 무정차 통과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올림픽대로 본선 가양대교~동작대교 구간 양방향 차량 통제를 해제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서울 도시고속도로 가운데 양방향 통행이 통제되는 구간은 반포대로 잠수교와 올림픽대로 여의하류~여의상류 2곳이다. 시내 도로는 양재대로 양재교 하부도로를 비롯해 노들로 여의상류~한강대교 등 7개 구간 양방향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 역사는 오전 8시부터 선로 침수로 인해 일부 급행 열차를 운행하지 못했다. 오후 2시께부터 9호선 전 구간 운행이 재개됐으며 동작역은 무정차 통과 중이다. 해당 역은 침수된 자동출개찰시스템(AFC) 수리와 승강장·대합실 청소를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시내 버스들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40여 개 노선이 우회하는 등 운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서울 시내 택시들도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9일 오후 3시 기준 총 42대가 (조합에) 침수 피해 신고를 했다"며 "(기사들도) 빨리 영업을 하고 싶지만,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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