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에 이어 7월에도 글로벌 선박 발주량의 55%를 수주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실적 기준 2018년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1위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호황에도 우려가 적지 않다. 고질적인 인력난에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적자가 겹친 탓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일감이 많지만 회사 사정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선박 절반 싹쓸이···"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 가능"
10일 산업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7월까지 글로벌 선박 수주량의 절반을 싹쓸이 하면서 눈부신 성과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기준 우리나라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의 55%인 116만CGT(표준선환산톤수)를 수주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30% 수준인 63만CGT 수주에 그쳐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 2153만CGT 중 우리나라가 45%(979CGT)를 차지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935만CGT(43%)를 기록한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18년 상반기 664만CGT 실적을 올려 620만CGT에 그친 중국을 이긴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1위를 다시 차지한 것이다. 규모 측면에서 보더라도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이 극히 위축돼 발주량이 몰렸던 지난해 상반기(1084만CGT)에 이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1년 1036만CGT 기록 이후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글로벌 발주량 103만CGT 가운데 100%를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LNG·메탄올 등의 대체연료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 글로벌 발주량 127만CGT 중에서도 103만CGT(81%)를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카타르 프로젝트 등 LNG 운반선 중심으로 한국의 수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에도 수주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대비 약 4% 증가한 2억1401만TEU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친환경 규제 도입으로 노후 선박을 친환경·스마트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주량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날 한국조선해양이 총 1조9628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LNG운반선 7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삼성중공업도 총 8704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밝히는 등 대규모 낭보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질적 인력난에 발목···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적자도 지속
다만 수주 호황에도 조선업계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다. 파업 등으로 고질적 문제인 인력난이 가중된 데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사내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7년 만에 54%나 줄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의 설계·연구개발 인력은 2015년 2만415명과 비교해 68%나 감소했다.
올해 수주 증가로 인해 오는 9월 기준 조선 현장의 생산기능 인력은 4만7000명까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인력 수준은 3만8000명 수준에 불과해 9500명가량 부족한 상태다. 당장 수주 호황으로 일감이 많더라도 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수준이다.
아울러 두 달째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파업도 일감 소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장기 불황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파업으로 인해 매출과 고정비 손실이 합쳐 2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보릿고개로 불렸던 2016~2017년에 중소 조선사는 물론 대형 조선 3사도 인력을 대거 내보냈다"며 "조선산업은 경기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불황기에 경험 많은 인력을 지키지 못한 탓에 호황기에 인력이 없어 발만 구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장 일감은 많지만 선박에 필수적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1~2년 동안 크게 오르면서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 대형 조선 3사도 지난해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800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754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20억원 등을 나란히 기록했다.
이는 최근 수주한 일감이 당장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조선산업 구조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선박은 수주 후 설계부터 건조·인도까지 1~2년 기간이 소요된다. 수주 이후 인도까지 조선사는 선박 건조 진행률에 따라 건조 대금을 나눠 받아야 한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수익성으로 연결되려면 최소한 내후년은 돼야 한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수주가 호황이라 조만간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그 시점까지 버티기 고통스럽다"며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력난을 극적으로 개선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호황에도 우려가 적지 않다. 고질적인 인력난에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적자가 겹친 탓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일감이 많지만 회사 사정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선박 절반 싹쓸이···"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 가능"
10일 산업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7월까지 글로벌 선박 수주량의 절반을 싹쓸이 하면서 눈부신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 2153만CGT 중 우리나라가 45%(979CGT)를 차지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935만CGT(43%)를 기록한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2018년 상반기 664만CGT 실적을 올려 620만CGT에 그친 중국을 이긴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1위를 다시 차지한 것이다. 규모 측면에서 보더라도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이 극히 위축돼 발주량이 몰렸던 지난해 상반기(1084만CGT)에 이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1년 1036만CGT 기록 이후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글로벌 발주량 103만CGT 가운데 100%를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LNG·메탄올 등의 대체연료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 글로벌 발주량 127만CGT 중에서도 103만CGT(81%)를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카타르 프로젝트 등 LNG 운반선 중심으로 한국의 수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에도 수주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대비 약 4% 증가한 2억1401만TEU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친환경 규제 도입으로 노후 선박을 친환경·스마트 선박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주량이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날 한국조선해양이 총 1조9628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LNG운반선 7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삼성중공업도 총 8704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밝히는 등 대규모 낭보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질적 인력난에 발목···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적자도 지속
다만 수주 호황에도 조선업계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다. 파업 등으로 고질적 문제인 인력난이 가중된 데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사내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7년 만에 54%나 줄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의 설계·연구개발 인력은 2015년 2만415명과 비교해 68%나 감소했다.
올해 수주 증가로 인해 오는 9월 기준 조선 현장의 생산기능 인력은 4만7000명까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인력 수준은 3만8000명 수준에 불과해 9500명가량 부족한 상태다. 당장 수주 호황으로 일감이 많더라도 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수준이다.
아울러 두 달째 이어진 대우조선해양 파업도 일감 소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장기 불황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파업으로 인해 매출과 고정비 손실이 합쳐 2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의 보릿고개로 불렸던 2016~2017년에 중소 조선사는 물론 대형 조선 3사도 인력을 대거 내보냈다"며 "조선산업은 경기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불황기에 경험 많은 인력을 지키지 못한 탓에 호황기에 인력이 없어 발만 구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장 일감은 많지만 선박에 필수적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1~2년 동안 크게 오르면서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 대형 조선 3사도 지난해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800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754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20억원 등을 나란히 기록했다.
이는 최근 수주한 일감이 당장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조선산업 구조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선박은 수주 후 설계부터 건조·인도까지 1~2년 기간이 소요된다. 수주 이후 인도까지 조선사는 선박 건조 진행률에 따라 건조 대금을 나눠 받아야 한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수익성으로 연결되려면 최소한 내후년은 돼야 한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수주가 호황이라 조만간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그 시점까지 버티기 고통스럽다"며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력난을 극적으로 개선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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