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한 음식점을 찾았지만 문 앞에서 '노키즈존'이니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아이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진상을 부리는 손님'으로 취급 당하는 것 같아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도 "엄마,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어?"라고 말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을 받지 않는 일명 노키즈존 업소가 늘면서 아이를 둔 주부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젊은 연령대가 자주 방문하는 이른바 '핫플레이스' 지역에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미취학 아동을 키운다는 B씨도 온라인 커뮤니티 맘카페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이와 한 카페를 찾았는데, 노키즈존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가리키며 나가 달라고 했다. 아이를 단속하며 조용히 있겠다고 했지만 거절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노키즈존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반면 ‘어떤 이유로든 허용할 수 없다’는 응답자는 17%에 그쳤다.
김소영 작가는 에세이집 '어린이라는 세계'에서 '어린이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어디서 배워야 할까? 당연하게도 공공장소에서 배워야 한다'라고 썼다. 당연한 말이다. 출생 직후부터 공공예절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은 없다. 공공예절은 사회에서 경험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터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키즈존은 아이들이 공공장소에 머물 기회조차 앗아갈 수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사회는 아이들을 배려해야 한다. 어린이를 향한 혐오가 알게 모르게 심화하고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어린이를 위한 세상이 모두를 위한 세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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