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3>이준석, "경찰수사 결과 따라 다투면 돼...尹 지도력 문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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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2-08-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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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해 "아직도 더디게 진행되는 경찰수사의 결과에 따라 다투면 된다"라고 하면서 '내부총질 메시지' 논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지도력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7일 윤리위 심판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어차피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원칙 없이 정해진 징계수위라는 것은 재심을 청구한다고 해도 당 대표 축출의 목표가 선명한 그들의 뜻을 돌려 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임시처분신청을 하면서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다.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로서 진행됐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당이 한 사람 몰아내려고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비상상황을 주장하며 당의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황당한 발상이다"라며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여론조사상에서 이미 파악된다. 민심은 떠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는 보도와 함께 당에 갑자기 비상상황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며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계엄을 확대하고 자신들과 뜻이 다른 정치지도자에게 사법적 살인을 하고 급기야는 총구를 국민에게까지 겨누는 아픔이 모두 의도된 비상사태 선언에서 시작됐다"라고 질책했다.
 
이 대표는 또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다"라고 질책했다.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윤핵관 탐욕의 최후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에 윤석열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입장을 전하며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메시지'를 언급했다.
 
당권 경쟁에 개입하는 윤 대통령의 지도력을 문제 삼으면서 자신을 축출하려는 배후세력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있다는 점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확인시켰다. 이 대표가 비유한 영화 '반지의 제왕' 중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이라는 말 역시 윤핵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인물 중 절대반지를 탐했던 이들은 파멸에 이르렀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이어 당 비대위 출범을 과거 군사정권에 비유하면서 당의 새 체제를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중 해당 내용과 관련된 전문 일부다.
 
지난 7월 7일 윤리위 징계 이후 저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원칙 없이 정해진 징계수위라는 것은 재심을 청구한다고 해도 당 대표 축출의 목표가 선명한 그들의 뜻을 돌려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고, 아직도 더디게 진행되는 경찰수사의 결과에 따라 다투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시처분신청을 하면서 저는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습니다. 의도는 반민주적이었고,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로서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당이 한 사람 몰아내려고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지난 몇 년간 국회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가진 절대적 입법권으로 여러 가지 정책을 무리하게 뜯어고치는 시도를 막아내겠다던 당의 모습이 이제는 사람 하나 잡자고 집단린치에 이어 당헌·당규까지 졸속개정하는 자기모순 속에 희화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비대위 전환을 위해 누더기로 만든 당헌·당규와 그 과정은 검수완박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 같습니다.
 
비상상황을 주장하면서 당의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황당한 발상입니다.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여론조사상에서 이미 파악됩니다. 민심은 떠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입니다.
 
문제 되는 메시지를 대통령이 보내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입니다. 물론 그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입니다.
 
그리고 문자 내용은 당이 잘 돌아간다면서 치하하는 내용과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원내대표의 다짐이었음에도 대통령실에서 비대위 전환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는 보도와 함께 당에 갑자기 비상상황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없는 비상사태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픈 역사입니다.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계엄을 확대하고 자신들과 뜻이 다른 정치지도자에게 사법적 살인을 하고 급기야는 총구를 국민에게까지 겨누는 아픔이 모두 의도된 비상사태 선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 중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한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겁니다. 선당후사란 대통령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습니다.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을 봤을 때 그 표현 자체에서는 큰 상처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 것이 왔다는 생각과 함께 양의 머리를 걸고 진짜 무엇을 팔고 있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웃고 또 웃었습니다. 사상 처음 정당이라는 것에 가입했다며 다시는 보수정당이 이미 썩어서 문드러지고 형해화된 껍데기만 남은 반공이데올로기가 아닌 정치과제를 다뤄달라면서 당원 가입화면 캡처 사진을 보내온 수많은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서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고,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를 하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바로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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