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증시의 반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지표들의 호조다. 미국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정점을 지났다는 이른바 `피크 아웃’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는 물가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더 이상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 증시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확신을 더해준 경제지표 덕에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1.4% 하락했다. 다우와 S&P500지수가 1%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9%나 올랐다. S&P와 나스닥지수는 주간 단위로 4주 연속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첫 번째 주까지 5주 연속 상승한 이후로 가장 오랜 기간 상승세다.
삼성증권의 서정훈 연구원은 “8월 초부터 공개된 일련의 경제지표들은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고취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면서 “7월 중순부터 이어진 국내외 증시의 반등은 사후적으로 그 증거를 충분히 획 득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차익 실현 매물 가능성…개별 종목 장세 전망도
다만 조심해야 할 요인들도 있다. 일단 코스피가 한 달 가량의 반등세를 지속해온 만큼 차익 실현 물량 등에 이 같은 분위기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들이 지난 7월 이후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서도 75bp의 자이언트 스텝 인상이 추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지고 있지만 연준이 계속해서 매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투자증권의 김병연 연구원은 “미국의 견조한 고용과 물가 피크 아웃이 경기 경착륙의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겠으나, 임금-물가 스파이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에너지 하락에 기댄 물가 피크 아웃은 반대로 매파적 연준의 명분이 될 것”이라면서 “고용 시장의 뜨거움이 사라지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낮아지기 전까지 연준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에 대해서도 “한국의 투자 매력 상승, 안도 랠리 등의 장기 성격 보다는 공매도 위법 모니터링 강화 등에 따른 숏 포지션 청산, 혹은 단기 성향의 외국인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개별 종목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에서 월마트와 홈디포, 타깃 등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매크로 전망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이 걷어진 만큼, 실적 모멘텀이 겸비된 업종에 대해선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미국 본토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지대한지라, 해당 이슈는 중장기적으로 증시의 상승 촉매가 될 법하다. 공급망 재편을 위한 설비투자가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수혜주를 찾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국내외로 증시에 영향을 줄 이벤트나 경제지표 발표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나마 연준의 지난 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정도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현재 시장의 관심은 8월 말 예정된 연준의 잭슨홀 미팅 이벤트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 지에 더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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