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실적 '우수'했지만 내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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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8-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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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사들이 올 상반기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불안한 시각이 많다.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10% 넘게 늘었지만, 영업보단 외적인 요인에 기댄 영향이 컸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실적이 급감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올 연말까지 자금조달 여건이 꾸준히 악화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17일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조6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4938억원)보다 11.7%(1746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표면상으로는 작년의 성장 흐름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BC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 순이익(1082억원)은 작년(371억원)보다 711억원이나 늘며, 전체 증가액 중 40% 가량을 책임졌다. 하지만 여기엔 사업적 측면보단 자회사 편입에 따른 영향이 컸다. 대형 밴사(부가가치통신사업자)인 스마트로의 이익이 올해부터 반영되면서 전체 순익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의 경우 624억8567억원으로 작년보다 14.4%가 오히려 줄었다.

신한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반기 순이익이 4127억원으로 작년(3672억원)보다 455억원 늘었지만, 사옥 매각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컸다. 신한카드는 앞서 서울시 당산동 소재 사옥을 매각하며 세후 455억원의 이익을 냈다.

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경우, 실적이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의 경우 감소폭이 15% 내외에 이를 정도로 컸다. 하나카드는 상반기 순익이 작년 1422억원에서 올해 1187억원으로 16.5%(235억원)가 줄었다. 카드론(대출) 등 금융수익 감소한 데다, 특별퇴직 실시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여파다. 현대카드 역시 1823억원에서 1557억원으로 14.6%(266억원)가 감소했다. 하나카드와 마찬가지로 대출 규모가 줄었고,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커진 영향도 있었다. 국민카드는 2528억원에서 2457억원으로 2.8%(71억원)가 축소됐다.

하반기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조달 금리가 올라,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 3년물 카드채 AA+등급 금리는 4.278%까지 올랐다. 작년 동기(1.809%)보다 2배가 훨씬 넘게 상승했다. 이처럼 조달 금리가 뛰면 대출 금리도 함께 뛰어야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다. 올 들어 카드론 금리는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조달 금리는 오르는데 여신금리는 떨어지는 역주행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핵심 수익원인 신용판매(신판) 역시 전망이 어둡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금이 늘고, 소비는 위축되는 수순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카드 사용량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작년 말 가맹점수수료 인하도 가시화된 상황에서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 신판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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