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상장 후 첫 분기 매출 감소
텐센트는 17일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340억3400만 위안(약 25조948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1346억 위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2004년 홍콩 증시 상장 이후 분기 기준 첫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익은 281억39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반토막 이상 줄었다.
중국 내 게임 관련 규제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상하이 등 주요 도시 재봉쇄 영향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시행,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전면 봉쇄하면서 텐센트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상당히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게임 규제 정책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사업은 텐센트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캐시카우' 사업인데, 중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18세 이하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 실제 텐센트 국내 게임 시장의 매출은 318억 위안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 감소했다. 해외 시장의 매출도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한 107억 위안에 달했다.
마화텅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을 온라인 광고·핀테크·기업 서비스로부터 창출하는데 이들 분야는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비즈니스 역시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징둥·바이두까지...중국 빅테크 실적 둔화
중국 규제, 경기 둔화 속 다른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의 처지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알리바바의 실적도 실망스러웠다.
지난 5일에 발표된 알리바바 2022회계연도1분기(4~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보합 수준인 2055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2031억9000만 위안을 상회한다.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으나 시장 추정치 187억2000만 위안을 웃도는 227억3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알리바바의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사상 처음으로 보합 수준의 매출 성장을 보여줬다"면서 "해당 분기 동안 알리바바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등 여러 역풍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이밖에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도 2분기 2%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며 중국 검색포털 바이두(百度)와 음식 배달 서비스업체 메이퇀(美團),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콰이쇼우(快手) 등도 부진한 실적이 예고된 상태이다. 징둥은 오는 23일, 바이두는 30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인 마빈 천은 "중국 기업들이 2분기에 도시 봉쇄 등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 IT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규제까지 받는 상황이어서 구조적이고 장기적으로 성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앞서 지적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