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인플레 감축법)에 현대자동차가 타격을 입었다고 일본 닛케이아시아가 18일 보도했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 감축법에 담긴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에서 현대차의 전기차가 제외돼, 향후 판매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면서 현대차 주가는 전날 오후 3.8%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도 2% 넘게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5월 6조3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자동차를 연간 30만 대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완공은 2025년 6월이다. 앞으로 3년 동안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셈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북미에서 전기차를 조립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테슬라 등 미국 기업과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등 유럽 기업이다. 아시아 기업 중에는 일본 닛산이 유일하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짚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로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76%)가 1위, 포드(4%)가 3위를 차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인플레 감축법이 현대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안젤라 홍은 닛케이아시아에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세액 공제 대상이 아니므로 불리하지만, 포드 머스탱 마하-E나 폭스바겐 ID.4 등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북미에 전기차 생산 라인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서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세액 공제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그곳에(북미에) 자체 전기차 생산 시설을 보유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를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난주 미국 하원에 서한을 보내 의회가 한국산 전기차도 세액 공제 혜택에 포함되도록 법안을 개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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