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이어 경찰국장까지 논란…밀정 의혹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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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2-08-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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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8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신설 이전부터 경찰 안팎의 비판을 받았던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출범했음에도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위법성 논란과 함께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의 ‘밀정’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면서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국장 교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관련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1989년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하고 그 대가로 경찰에 대공요원으로 특채됐으며, 이에 앞서 국군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녹화사업(사상전향 공작) 대상자로서 프락치(끄나풀) 노릇을 하면서 대학 서클 동향을 적극적으로 보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국장은 1988년부터 인노회 지역책임자로 활동했고, 이듬해인 1989년 1월부터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돌연 잠적했다가 그해 8월 경찰로 특채됐다.

이에 지난 18일 열린 행안위 행안부·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김 국장의 프락치 의혹과 관련된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국장이 인노회에서 활동하다 1989년 4월 잠적한 뒤 7월에 서울 홍제동의 대공분실을 찾아가 자신의 활동에 대해 진술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 시기가 그해 1월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경찰공무원임용령에 '대공공작업무와 관련 있는 자'를 경장으로 특채하게 돼 있었다”면서 "임용되기 전에 어떤 대공 공작 업무를 했느냐"고 추궁했다. 밀고를 대가로 경찰이 됐을 가능성을 따져물은 것이다.

그러나 김 국장은 “인노회는 이적단체”라며 자신이 해당 조직에서 빠져나와 경찰이 된 것은 정당했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그는 "인노회는 (북한) 주체사상에 심취한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주도해 만든 단체였다. 주체사상에 심취돼 노동당과 수령에 복종하는 삶을 사는 게 정의였을까. 그걸 버리는 게 정의였을까" 하고 반문했다.

김 국장은 인노회 활동을 하다 전향한 것에 대해 "주체사상에 대한 염증과 두려움 때문에 전향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인노회는 ‘이적단체가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결조차 부인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다만 김 국장과 관련된 의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이 특채될 당시 대공요원의 경쟁률은 1대 1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경찰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대공공작업무와 관련 있는 자'로 인정돼 경찰에 입직했다. 하지만 1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용되기 전에 어떤 대공 공작업무를 했느냐"고 묻자 김 국장은 "없다"고 답했다.

김 국장의 거취와 관련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경찰국 신설로 경찰이 30년 전 내무부 치안본부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주특기가 대공 수사였던 김 국장이 임명됐다면서 "그런 것이 경찰국 신설과 맞물리니 공안정국의 교두보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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