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인플레 공포] 에너지ㆍ식료품 가격 ↑…"내년 1월 인플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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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8-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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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로 저소득층 타격

 

영국 식료품 가게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내년 1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현재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찍었지만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소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과 식품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저소득층의 삶이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씨티은행 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물가지수가 2023년 1분기에 각각 18%, 2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씨티은행 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지수가 12%에서 정점일 것이라고 봤으나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자 전망치를 수정했다. 

영국 소비자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영국의 전기·가스 규제기관인 오프젬은 오는 26일 10월부터 적용될 전기 가스 요금 상한을 발표한다. 전기 가스 등이 민영화로 운영되는 영국에서는 오프젬이 상한선을 정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씨티 그룹은 오는 26일 오프젬이 에너지 상한선을 1971유로에서 3717유로(4389달러·약 590만원)으로 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영국의 에너지 가격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씨티그룹 보고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더 상승할 경우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현재 10%에서 2023년에 19%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은 자체 천연가스 생산량이 적으며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앞으로도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콘월 인사이트는 내년 1월 에너지 가격 상한선이 4266유로(약 673만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설팅 회사인 옥실리온은 내년 봄에 6000파운드(약 946만원)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씨티 그룹의 선임 어소시에이트 벤자민 나바로는 향후 에너지 상한선 인상에 있어서 이번주 발표가 가장 중요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바로는 9월 5일 새 총리가 취임한 후 내놓을 정책이 영국 경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 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응에는 6개월 동안 GDP의 1.4%에 해당하는 300억 파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물가 상승의 실질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 분석에 따르면 하위 20%는 10월까지 17.6%의 인플레이션을 마주하는 반면 상위 20%는 10.9%의 인플레이션만 겪게 된다. 소득이 적을수록 식품 소비, 에너지 소비 등 생필품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IFS의 폴 존슨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 더 큰 문제다. 그들은 소득의 많은 부분을 에너지와 식품에 지출하기 때문에 물가상승에 따른 충격을 더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나바로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노동시장에 미칠 여파를 우려했다. 나바로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6~7%의 은행 금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현재까지 금리 인상으로 생길 효과를 명확히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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